日, 연내 美와 반도체 연구거점 설립... 3조원 투입

도쿄/성호철 특파원 2022. 11. 7.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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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보다 앞선 2나노 이하 개발 목표
반도체 웨이퍼. ⓒ News1 DB

일본 정부가 연내 미국과 함께 차세대 반도체 연구 거점을 신설하고 3500억엔(약 3조3000억원)을 투입한다. 차세대 연구 거점은 2020년 후반까지 회로폭 2나노 미만의 반도체 개발 생산을 목표로 한다. 삼성전자나 대만 TSMC 등이 경쟁하는 5나노 미만의 반도체 개발과 생산 공정 확보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것이다. 차세대 연구 거점에는 도쿄대는 물론이고 국책연구기구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이화학연구소 등이 모두 참여한다. 여전히 반도체 소재와 부품, 장비 분야에선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일본 기업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에선 IBM의 참여가 유력하며, 미국 연구기관들도 거론된다. 중국을 견제하는 반도체 공급망 수립이라는 명분 아래, 일본 반도체가 미국과 함께 다시 한번 반도체 입국을 노리는 것이다.

6일 니혼케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2년 2차 추경안에 1조3000엔의 반도체 지원책을 포함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를 경제안보의 관점에서 접근해, 대규모 지원금을 투입하고 일본내 반도체 개발과 생산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목적이다. 미국과 합의한 차세대 연구 거점에는 약 3500억엔 투입할 계획이다. 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는 4500억엔(약 4조30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반도체 소재 부품에도 3700억엔(약 3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신문은 “미국·일본 공동 연구 거점은 연내 설치가 목표”라며 “2020년 후반까지 회로선폭 2나노(나노는 10억분의 1)m보다 더 가느다란 첨단 반도체를 개발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보도했다. 참여 기업 명단은 현재 미공개다. 도쿄대와 산업기술종합연구소, 이화학연구소 등이 주요 대학과 일본 국책연구소가 참여하고, 미국은 IBM이 초창기 멤버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일본의 소재와 부품, 장비 기업도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메모리반도체나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한국과 대만에 밀렸지만, 전체적인 반도체 시장의 점유율로는 여전히 10~15%를 확보한 세계 톱5 국가다. 반도체 장비 세계 톱3인 도쿄일렉트론을 비롯해 주요 부품인 실리콘웨이퍼의 강자인 신에츠가 있고 소재분야의 스미토모화학 등 강자가 즐비하다.

일본내 반도체 생산 공장 확보에도 4500억엔의 지원금을 책정했다. 일본은 앞선 2021년에도 자국내 첨단 공장을 짓는 기업에 6170억엔의 지원금 예산을 책정했고, 대만 TSMC, 일본 키옥시아, 미국 마이크론 등을 지원했다. 거의 전액을 지원금으로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일본 공장 건설 계획이 없어, 지원 대상에 오르진 않았다.

소재와 부품 지원에는 실리콘웨이퍼 등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부품 등을 강화해 전체적인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노린다. 미국 내에선 반도체 동맹의 0순위 협력 국가는 일본과 네덜란드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국과 대만이 생산 능력이나 기술에선 앞서있지만, 모두 메모리나 파운드리와 같은 제조 시설이다. 반면 일본과 네덜란드는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장비와 부품 시장에서 강자다. 미국을 포함하는 3국의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모두 중국에 수출을 금지하면, 중국 반도체기업은 당장 설비 확장도 못할 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연구 개발에도 벽에 부딪친다. 주요 최첨단 장비의 경우 3국 이외엔 거의 개발조차 안되는게 반도체 시장 현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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