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원 칼춤' 겹치며 … 머스크, 트위터 인수 공식화후 테슬라 35% 폭락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4일(현지시간) 트위터 직원 중 절반에 대해 해고 통지를 날리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영국, 한국 등 세계 각지에서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는 직원들이 속출했다.
임신 8개월인 레이철 본 트위터 콘텐츠 마케팅 매니저는 4일 새벽에 자신이 해고된 사실을 알았다. 업무용 노트북PC 접근이 차단돼 있었기 때문이다. 약 3년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에서 근무한 그는 생후 9개월 된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며 "목요일(3일)이 정말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의 마지막 날이었다"면서 "방금 노트북 접속이 끊겼다"고 썼다. 머스크의 대량 해고 통지가 있기 하루 전이었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해고돼 있었다는 직원도 있었다. 트위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였던 자심 아비드는 4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확인 메일도 없이 자다가 해고당한 적이 있느냐"며 "황당한 일의 연속"이라고 적었다. 그는 "잠에서 깨어나니 슬랙(협업 툴)과 메일 접근이 차단됐고 노트북이 원격으로 나가 있었다"고 썼다.
영국 런던에서 근무하는 크리스 유니는 자정 이후 회사 노트북에 접속해 이메일을 확인하려고 했을 때 해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새벽 3시에 이런 일이 일어나니 정말 감사하다"며 일방적인 해고 조치를 비꼬았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머스크는 4일 트위터 직원 7500여 명 중 50%에 달하는 3700여 명에게 해고를 통지했다. 해고는 영업·제품·엔지니어링 등 여러 부서에서 이뤄졌다. 해고된 직원들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4일 오전 9시에 개인 이메일 계정을 통해 통보받았다. 이미 업무용 이메일 등의 접근이 차단되고 난 뒤였다. 계속 근무 중인 직원들은 업무 이메일로 통지를 받았다. 한밤중에 실직했다는 것을 알게 된 직원도 많았다.
일본 도쿄 사무실의 트위터 직원들은 4일 퇴근 무렵 이 같은 해고 메일을 받았다고 매체는 전했다. NYT는 기술회사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해고를 한 적이 거의 없다고 했다.
사전 통보 없는 대규모 해고에 직원들은 집단소송에 나섰고 유엔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했다. 5일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머스크에게 "인권이 트위터 경영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디지털 광장에서 트위터의 역할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든다"며 "다른 모든 기업처럼 트위터는 자사 플랫폼이 미칠 수 있는 해악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썼다.
트위터 직원들은 지난 3일 머스크의 충분한 사전 통보 없는 해고는 미국 연방법과 캘리포니아주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트위터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4일 중 정리해고가 실시된다는 안내를 메일로 받았고, 해고 대상자는 회사 이메일에 접근이 차단되므로 개인 메일을 확인하라고 안내받았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머스크가 처음 트위터 인수를 공식화한 지난 4월 25일부터 이달 4일까지 테슬라 주가는 35%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지수 하락률(18%)의 두 배다. 머스크가 인수한 이후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트위터는 8일 상장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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