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금리 또 올랐는데…갈아탈까요? [더 머니이스트-하박사의 쉬운 펀드]
금리 상승기…가입 4분의1 안 지났으면 갱신 유리
예금 만기 한 달 이내면 예금담보대출 검토해야
은행 예적금, 금리 계산방식 다른 점 알고 가입해야
불과 1년 전만 해도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 1%가량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1년제 정기예금 금리가 연 4% 중반을 넘어서 5%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 중 상당수는 지금보다 금리가 낮을 때, 가입했던 예금을 해지하고 현재의 높은 수준의 금리로 바꿔서 새로 신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한지에 대한 문의를 많이 합니다.
해당 예금금액이 큰 경우는, 그동안 상승한 금리를 적용받지 못해서 아쉬워하고, 또 언제까지 이렇게 높은 금리가 유지될지 몰라 불안해 합니다. 올해 상반기만 하더라도 1년제 정기예금 금리는 연 2% 안팎이었습니다. 1억원을 1년 동안 은행에 예치했을 경우 200만원이 안 되는 이자금액과 여기에 소득세와 지방세를 합해 총 15.4%를 차감하면 더 적은 금액을 실제로 가져가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은 1억원을 예치하면 1년에 500만원(시중은행 정기예금 1년제 연 4.7% 내외, 10월31일 기준) 가까운 이자를 받고 세금을 차감하더라도 400만원 이상되는 이자를 통장으로 입금받게 됩니다.
1년 전 정기예금 1년제 금리: 연 1.7%, 이자 170만원 (세전 이자)
현재 정기예금 1년제 금리: 연 4.7%, 이자 470만원 (세전 이자)
똑같은 금액을 예금하는데, 연간 300만원 정도의 이자금액이 차이가 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년전에 가입해 만기가 서너달 남은 예금 투자자는 물론, 한 두달 전에 연 3% 대로 1년제 정기예금을 가입한 고객들도 기존예금을 해지하고 현재의 높은 금리의 예금으로 갈아타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고 상담을 요청합니다.
결론부터 요약해 말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전체기간의 4분의 1 기간이 경과하지 않았고, 그동안 연 1% 이상의 금리상승이 있는 경우 기존예금을 해지하고 현재의 높은금리 예금을 하는것이 좋습니다.
둘째, 전체기간의 4분의 3 기간이 경과해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경우는, 기존예금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만기가 한 두달 내외로 얼마 남지 않았는데, 현재의 높은 금리수준으로 지금 예금을 가입하고 싶은 경우에는, 기존 예금을 담보로 예금담보대출을 받아서 그 자금으로 정기예금을 신규 가입하면 됩니다. 이 경우 얼마 남지 않은 만기까지 예금담보 대출 이자와 만기에 받는 금액을 비교 해보고 결정을 하면 됩니다.
일반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중도해지 이율에 대해서 알아봅니다.가입한 지 1개월 안에 예금을 해지하는 경우, 원금에 연 0.1%를 이자로 지급합니다. 그리고 1개월 이상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이 이자를 계산합니다. '기본이자율x(1-차감율)x 경과월수÷계약월수'의 식입니다.
위의 표에서 볼 수 있듯이 1년을 기준으로 3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원래 받아야 할 이자에서 차감하는 비율이 70% 이상 되므로 금리 상승기에는 해지후 높은 금리의 신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반면 6개월 이상, 즉 가입후 50% 이상 기간이 경과하는 경우에는 차감율이 30% 미만이므로 실재 받아야 할 이자에서 중도해지로 받지 못하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리고 만기가 한 두달 이내로 남아있고, 예금 금액을 지금 사용하고자 할 일이 발생하면 예금은 그대로 두고 예금담보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을 하는 한 사장님은 대부분의 자산을 은행 정기예금 위주로 하는데, 방문할 때마다 정기예금 금리를 물어보고 '이 금리가 최선입니까'하고 확인합니다. 매일 은행 본점에서 게시하는 기간별 정기예금 금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1억원 미만 금리, 1억원 이상 예치시 금리가 연 0.05% 정도 차이가 납니다. 6개월 5000만원 신규 가입할 때, 연 3.95%, 1억원을 신규 가입할 때는 연 4.0% 하는 식입니다.
정기예금을 판매하는 은행지점에서는 적정 마진을 차감하고 고객에게 정기예금 금리를 제시합니다. 그런데, 다른 금융기관에서 자금을 가져와서 새로 신규 가입하거나, 기존 고객이라도 거액을 예금하는 경우에는 적정마진에서 일부를 조금 내려서 상품신규 가입이 가능합니다.
우리가 시장에 가서 물건 값을 '좀 깎아주세요!' 하는 것처럼, 정기예금 신규 가입할 때, '금리 좀 더 올릴 수는 없을까요?'하고 물어보는 것은 되든, 안 되든 시도할만 합니다. 반면 은행적금은 금리가 확정돼 있어서 금리 조정의 여지가 없는 대신, 거래조건이 추가되면 금리를 더 받을 수 있는 상품의 경우 세부사항을 확인해보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급여이체가 되면 0.1% 추가금리, 체크카드를 발급하면 0.1% 추가금리 제공 등 추가로 돈이 들어가지 않아도 금리를 더 받는 조건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간혹 '정기적금 금리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데, 목돈을 정기적금으로 가입하면 좋지 않나요?' 하고 물어보는 고객들이 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필자는 '적금과 예금의 이자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실재 불입하는 금액과 1년뒤 받을 이자금액을 계산해보고 결정하면 된다'고 답합니다.
은행적금은 연 7%, 예금은 연 4%, 기간은 1년간 똑 같은 금액으로 거래할 때 어떤 것이 유리할까요? 1년 정기예금에 1200만원을 연 4%로 신규하면 만기시 48만원을 받습니다. 은행적금에 100만원씩 12번 불입해 연 7%로 12백만원을 불입하는 경우는, 첫번째 100만원 이자 계산과 12번째 이자 계산식이 다음과 같이 달라집니다.
이런 식으로 계산하면 총 납입금액 1200만원이 7%의 반 정도인 3.79%로 이자율이 계산됩니다. 1년 적금 기준으로 제시하는 수익률의 약 절반 정도가 실제 수익률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를 잠재우기 위해 각국 정부에서는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시장상황처럼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점진적인 인상 그리고 물가가 어느정도 잡힌다고 생각하면 경제성장을 위해 금리상승을 멈춘 다음 서서히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기예금 운용은, 현재처럼 금리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시기에는 3개월, 6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으로 예금을 운용하고, 물가가 어느정도 잡히고, 금리상승 흐름이 주춤하는 시기가 되면 정기예금을 1년 이상으로 늘려 길게 운용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하준삼 신한은행 산본지점 WM 프리미어 팀장,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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