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깍지 낀 채 가슴 100번 압박, 1분 만에 땀나고 숨 차”

최예린 2022. 11. 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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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쇄골의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위에서 죽 내려오면 딱딱한 부분, 명치까지가 가슴뼈예요. 가슴뼈를 반으로 나눴을 때 밑에 부분의 가운데를 압박해야 해요."

심폐소생술을 할 때 이 노래에 맞춰 가슴 압박을 하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최 소방위는 "가슴 압박을 할 때 심장이 이완할 시간을 줘야 뇌까지 피가 순환할 수 있다. 손의 위치를 자꾸 바꾸면 가슴이 아닌 다른 부분을 눌러 갈비뼈가 부러져 내부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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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교육’ 참가해보니
압박 위치·깊이·속도 유념해야
2일 오후 대전 119시민체험센터에서 교관인 최정민 소방위가 기자에게 심폐소생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최예린 기자

“쇄골의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위에서 죽 내려오면 딱딱한 부분, 명치까지가 가슴뼈예요. 가슴뼈를 반으로 나눴을 때 밑에 부분의 가운데를 압박해야 해요.”

교관의 가르침에 따라 손깍지를 끼고 인체 모양 실습 인형의 가슴 부위를 누르기 시작했다. 엄지손가락(약 5㎝) 깊이로, 1분에 100∼120번. 메트로놈 소리에 맞춰 손을 움직이려 했지만, 생각보다 깊게 눌러야 하는 상황에 박자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시작한 지 1분 만에 등에서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빠졌다.

이태원 참사로 어느 때보다 심폐소생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가운데 지난 2일 대전 119시민체험센터를 찾아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담당한 최정민 소방위는 난생처음 심폐소생술을 배우는 기자에게 심폐소생술의 중요성부터 차분히 설명했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의 기능이 정지하거나 호흡이 멈추었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법이다. 가슴을 압박해 강제로 피를 순환시키고 산소를 공급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고 환자를 치료 가능한 상태로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사람이 쓰러지고 나서 1분 안에 심폐소생술을 하면 생존율이 97%지만, 3분이 지나면 75%, 4분이 지나면 50%, 5분이 지나면 25%로 급격히 떨어진다. 심폐소생술은 환자가 의식이 깨어나거나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해야 하는데, 119 신고 접수 뒤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는 평균 시간은 서울이 10분 안팎, 대전은 6∼8분 정도라고 한다.

“심폐소생술 골든타임은 4분입니다. 그 안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자동심장충격기까지 사용하면 생존율이 3배 이상 늘어날 수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면, 사람을 살릴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겠죠.”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심폐소생술 교육이 시작된 것은 6년 전이다. 교육부는 2016년부터 초·중·고등학생은 학기당 51시간 이상 응급처치 교육을 포함한 7개 영역의 안전교육을 수료하도록 지침을 정했다. 심폐소생술을 받은 환자 중 일반인으로부터 받은 비율은 2010년 3.1%였지만, 2018년 23.5%까지 7배 이상 늘었고, 생존율도 3.3%에서 8.6%로 증가했다.

대전 119시민체험센터의 최정민 소방위가 지난 2일 오후 체험센터 생활응급체험장에서 심폐소생술을 할 때 정확한 가슴 압박 지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일단 양어깨를 너무 세지 않게 두드려 깨운 뒤 반응이 없으면 119에 신고해야 한다. 주변에 사람이 있으면 신고를 부탁해야 하는데, 이때 중요한 것은 ‘신고할 사람을 특정’하는 것이다. 최 소방위는 “어떤 상황이 발생하고 주변에 사람이 많으면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할 거’란 생각 때문에 방관자가 되기 쉽다. 꼭 ‘분홍색 옷 입으신 남자분 119에 신고해주세요’ 식으로 사람을 특정해 요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뒤 바로 심폐소생술에 들어가야 하는데 최 소방위는 “너무 빨라도 너무 느려도 안 된다. 정확한 위치를 알맞은 속도와 깊이로 눌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기 상어’ 동요를 틀었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이 노래에 맞춰 가슴 압박을 하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심폐소생술에 이어 자동심장충격기 사용법에 대한 교육도 진행됐다. 공공기관, 학교, 지하철 등 다중이용시설뿐 아니라 500가구 이상인 아파트의 관리사무소나 경비실에도 자동심장충격기가 구비돼 있기 때문에 미리 위치를 확인해두면 위급한 상황이 생겼을 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 소방위는 “가슴 압박을 할 때 심장이 이완할 시간을 줘야 뇌까지 피가 순환할 수 있다. 손의 위치를 자꾸 바꾸면 가슴이 아닌 다른 부분을 눌러 갈비뼈가 부러져 내부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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