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어르신 치매 줄이자" 부여군 사회성과보상사업
(부여=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사회성과보상사업(SIB)은 행정이 주도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의 다양한 주체를 참여시켜 지역 현안을 유연하게 해결할 수 있는 매우 매력적인 정책입니다."
부여군이 지역 현안의 효율적인 해결을 위해 전국 기초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사회성과보상사업을 도입,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사회성과보상사업은 민간 기업이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한 공공사업에 사업비를 투자해 일정한 성과를 내면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소요 비용을 지급하고 성과금도 주는 복지정책이다.
지자체 입장에서 볼 때 지역 현안 해결에 민간의 전문성과 창의성을 도입할 수 있고, 객관적으로 사업 성과가 있는 경우에만 예산을 투입하게 돼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의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
서울시가 2016년 7월 국내 지자체 가운데 처음 이 사업을 도입, 시행한 이후 전국 17개 지자체가 잇따라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추진에 나섰지만, 대부분이 사업구조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과제 선정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여군은 2019년 12월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해 7월 전국 226개 기초 지자체 최초로 사회성과보상사업을 도입했다.
군이 적용한 첫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치매 진단율 감소 사업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36%를 웃도는 초고령화 지역인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군은 치매 전 단계인 경도 인지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60∼80세 어르신 300명을 대상으로 3년간의 일정으로 이를 적용한 치매 진단율 감소사업을 벌이고 있다.
5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전액은 민간 기업인 팬임팩트코리아가 부담한다.
사업은 진단검사와 1대 1·그룹 대면 프로그램, 비대면 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사업 참여 가구에는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인공지능(AI) 스피커가 설치됐다.
AI 스피커에 친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AI 스피커 반응 속도를 늦추는 등 세심하게 고려한 덕분에 1차연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1차연도 사업을 수료한 경도 인지장애 어르신 52명을 조사한 결과 단 1명이 치매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 전환율이 1.9%에 그친다.
통상 경도 인지장애 어르신의 치매 전환율이 15% 정도로 알려졌다.
군과 팬임팩트코리아는 경도 인지장애 어르신의 치매 이환율을 7.5% 이하로 낮출 경우 보상금을 100% 지급하는 것으로 계약했다.
군 관계자는 7일 "지금까지 수치를 보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이 사업의 치매 예방 효과 여부는 3차연도 사업을 마친 뒤에 제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앞으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사회성과보상사업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민간기업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을 수행할 때 문제가 더 효과적으로 해결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적용 대상은 ▲ 청정 생태관광도시 조성을 위한 백마강 수질 개선 사업 ▲ 인구 늘리기를 위한 청년 사업 ▲ 청소년 교육 사업 등이다.
부여군이 도입한 사회성과보상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상급 기관인 충남도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도는 최근 'SIB 주제 발굴 및 기획 연구용역'을 마친 데 이어 지난 3일 도청 소회의실에서 '충남형 사회성과보상사업 공감대 확산을 위한 대화마당'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도청과 계룡시 등 시·군 관계자, 충남사회서비스원 등 공공기관 직원 등 20여명이 참석해 연구용역 내용을 공유하고 사업 아이템 발굴 및 구체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박정현 군수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은 사회변화를 위한 공공과 민간의 협업 촉진과 사회문제 예방으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사업"이라며 "군이 추진하는 사회성과보상사업이 다른 지자체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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