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후발주자들 '몸값' '형사록' 공개…호평 속 흥행부진 이유는?

오명언 2022. 11. 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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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후발주자인 티빙과 디즈니+가 장르물 신작을 선보이며 선두주자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몸값'과 '형사록' 같은 스릴러·미스터리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 성과는 반반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몸값'과 '형사록' 모두 차별화에 성공한 웰메이드 작품인데 플랫폼과 시너지(함께 내는 힘)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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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별로 나눠서 에피소드 공개…몰입감 끊기고 반응도 분산
티빙·디즈니+ 구독자 늘리려 '고육지책'…효과는 미지수
티빙 '몸값'·디즈니+ '형사록' [각 OT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후발주자인 티빙과 디즈니+가 장르물 신작을 선보이며 선두주자 '넷플릭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몸값'과 '형사록' 같은 스릴러·미스터리 장르를 전면에 내세웠지만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 성과는 반반이다. 장르 팬들에게는 호평을 얻고 있지만, 일반대중에게는 외면받고 있어서다.

7일 방송가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달 28일 이충현 감독의 단편영화를 원작으로 한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을 공개했다.

'몸값'은 장기매매 조직이 몸값 흥정을 벌이던 건물에 대지진이 덮치면서 펼쳐지는 재난 스릴러. 계산적이고 이기적인 주인공들이 각자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사투가 휘몰아치듯 전개된다.

연출을 맡은 전우성 감독은 원작의 특징을 살린 원테이크 촬영(촬영을 끊지 않고 한 번에 찍은 영상)을 빈번히 사용한다. 정제되지 않은 화면이 작품에 날 선 긴박감과 현장감을 더한다.

무엇보다도 작품의 백미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10∼15분에 달하는 롱테이크(길게 찍기)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는 흔들림 없이 빛을 발한다.

티빙 '몸값' [티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진선규는 원조교제를 하려다가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에 갇힌 남자 주인공 형수를 얄미우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게 묘사한다. 빨간색 속옷만 입은 채로 건물을 뛰어다니며 절박한 심정을 고스란히 전하고, 특유의 유머 코드로 극의 분위기를 환기한다.

장기매매범 박주영으로 분한 전종서는 철없는 10대 소녀처럼 깔깔거리다가 극의 분위기가 바뀌자 순식간에 냉정하고 이해타산적인 모습으로 돌변해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장률도 극한의 상황으로 몰리면서 광기를 드러내는 인물 고극렬로 분해 극에 예측할 수 없는 재미를 더한다.

디즈니+도 지난달 26일 미스터리 수사극인 '형사록'을 공개했다. 살인 용의자로 몰린 30년 차 형사가 정체불명의 협박범을 잡기 위해 자신의 과거를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재와 내용 자체는 기시감이 느껴지지만, 노련한 배우 이성민은 관록 있는 형사 김택록의 카리스마와 고독함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작품에 힘을 싣는다.

작품은 30년 차 베테랑 형사가 한순간에 살인 용의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빠른 호흡으로 짜임새 있게 담아낸다. 김택록과 발신표시제한 번호로 그에게 전화를 걸며 협박을 가해오는 인물 간의 팽팽한 기 싸움은 극의 몰입감을 고조시킨다.

디즈니+ '형사록' [디즈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몸값'과 '형사록' 모두 작품성을 놓고 보면 딱히 흠잡을 데 없지만, 흥행 성적은 저조한 편이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장르물은 사회의 선과 악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며 시원한 복수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큰 인기를 끌었었지만, 너무 많은 장르물의 홍수 속에 악의 선상에 나오는 인물들도, 악에 맞서 싸우는 과정도 정형화돼버렸다. 일반 대중은 식상함을 느낀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콘텐츠의 흥행이 플랫폼 힘과도 관련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꺼번에 모든 회차를 공개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플랫폼 힘이 상대적으로 약한 티빙과 디즈니플러스는 회차를 나눠서 공개하고 있는데, 이는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저해하고 반응을 분산시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몸값'과 '형사록' 모두 차별화에 성공한 웰메이드 작품인데 플랫폼과 시너지(함께 내는 힘)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넷플릭스는 구독자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목표지만, 후발주자인 티빙과 디즈니플러스는 유입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회차를 나눠서 공개하기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며 "매주 새로운 회차로 불을 끌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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