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연임 무게, 윤종원·김지완 교체… 거세지는 '외풍'
[편집자주]금융권이 연말·연초 수장 인사로 술렁이고 있다. KB·신한·우리·하나·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 가운데 3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만료된다. 5대 금융지주에서 12월 말 임기가 종료되는 계열사 CEO는 37명이다. 은행장을 포함해 증권사 사장 등 총 65개 계열사의 수장 68명(공동대표 3명 포함) 중 54.4%가 임기를 마치는 셈이다. 금융권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규모 CEO 인사를 앞두고 수장의 연임 여부와 함께 낙하산 인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의 연임 성공 여부와 함께 금융권에 새로운 얼굴이 대거 등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① 조용병·손태승 '대세론' 속 금융권 대대적 물갈이
② 함영주式 첫 인사 지켜보는 금융권
③ 손병환 연임 무게, 윤종원·김지완 교체… 거세지는 '외풍'
현 정부 출범 후 첫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을 앞두고 '외풍'이 세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특히 그동안 낙하산 인사 영향을 크게 받아왔던 NH농협금융의 회장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전 정부에서 임명됐던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뒤를 이어 정부의 국책 과제를 수행할 새 수장에 어떤 인물이 오를 지가 금융권의 최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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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선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의 연임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손 회장은 NH농협금융의 역대 회장 가운데 신충식 초대 회장 이후 두 번째 내부 출신이다.
그동안 NH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경제관료 출신 금융전문가들이 차지했었다. 손 회장을 선임해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임추위의 판단은 정확했다.
지난해 1월 수장 자리에 오른 손 회장은 취임 첫 해 2조291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이어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9717억원으로 연간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환·김광수 전 회장 등 그동안 NH농협금융은 회장들에게 '2+1'의 임기를 보장해줬다는 점과 손 회장의 실적 개선 노력을 감안하면 1년 더 연임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NH농협금융 회장 자리가 자칫 정치권 입김에 휘둘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손 회장의 연임 여부는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의 의중이 크게 작용한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관건은 새 정권이 들어선 만큼 이성희 회장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철학에 부합할 관 출신 인사를 농협금융 회장 자리에 새로 앉힐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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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취임해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3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윤 행장은 전 정부에서 임명한 인사인데다 최근 직원들에게 연임 의사가 없다는 의중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로 3년 임기를 보장받는 동시에 연봉도 4억원 이상으로 공공기관 중 상위권에 속해 민·관 인사들의 관심이 높은 자리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전보다 강화된 국책은행의 금융지원 역할을 강조하는 만큼 차기 기업은행장의 유력 후보로 관료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다.
특히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정은보 전 원장은 지난 6월 금감원장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경제·금융·예산 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이어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 이찬우 전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도 차기 기업은행장 후보군에 포함돼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번에 관료 출신보다 내부 출신 행장이 배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앞서 역대 기업은행장 가운데 22대 윤용로 행장까지는 관료 출신이 선임됐지만 23대 조준희, 24대 권선주, 25대 김도진 행장까지는 내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그러다 다시 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맡았던 윤 행장이 임명되자 당시 낙하산 인사로 규정된 바 있다.
노조 측은 정은보 전 금감원장이 퇴임과 동시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위촉된 데 이어 기업은행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낙하산 인사로 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노조가 우려하는 대목은 관료 출신 행장으로 확정될 경우 기업은행 역시 부산 이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정책특보를 지낸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본점의 부산 이전에 속도를 내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은행 역시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게 노조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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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9월부터 BNK금융을 이끈 김지완 회장은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임기가 5개월 남았지만 김지완 회장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아들 특혜 논란에 휩싸이면서 조만간 자진 사퇴하기로 했다.
그룹 내홍을 겪은 만큼 차기 회장 후보군에는 금융권 외부인들이 오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BNK금융은 회장 후보군을 계열사 대표 9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안감찬 부산은행장과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가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유력하게 꼽힌다.
하지만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 회장의 아들이 다니는 한양증권이 BNK금융 계열사 발행 채권 인수단에 선정되면서 2020년 이후 올 8월까지 1조1900억원의 BNK금융 계열사 채권을 인수하고 있다는 '몰아주기' 의혹 등이 제기됐다.
여기에 외부 인사 추천 제한이 없는 다른 금융지주사들에 비해 BNK금융의 회장 경영승계 과정이 지나치게 폐쇄적이란 지적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면서 BNK금융 차기 회장 자리를 둘러싼 경쟁구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회장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그룹의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키는 등의 이유로 외부로부터 영입이 필요하다고 이사회에서 인정할 경우 제한적으로 추천이 가능하다'는 규정이 있어 외부 인사가 회장에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하마평에 오르는 외부인사론 이명박 정부 당시 소위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던 이팔성 전 우리금융 회장과 박영빈 건설공제조합 이사장(전 경남은행장), 손교덕 전 경남은행장, 지난해 3월 퇴임한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BNK금융 노조 측은 "낙하산 회장들의 폐해를 MB정권 4대 천왕을 통해 경험한 바 있다"며 "전문성, 경험, 조직에 대한 이해 등을 갖춘 내부 출신이 경영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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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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