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View]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하라
올해 투자자들이 겪은 고통은 각종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식, 채권, 금 등 대부분의 전통 자산군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현금마저도 구매력이 크게 훼손됐다. 그러나 과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150년 동안 미국의 주식과 채권 가격이 동반 하락한 해는 올해를 포함해 네 차례 밖에 없었다. 같은 기간 주식 60%, 채권 40%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하락한 적도 아홉 차례뿐이었다. 즉, 올해의 시장 상황은 극히 드문 이례적 사례에 해당하며, 이 상황은 비교적 오래가지 않을 수 있다. 향후 몇 개월 간 지속 가능성은 있지만 수년간 장기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물론 투자 성과가 올해처럼 부진하면 투자자들은 향후 수익에 대해서도 회의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우리는 향후 기대치를 최근 실적을 포함한 여러 요소들에 연관시켜 추정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주로 지난 몇년간의 좋았던 성과를 참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러 자산에서 큰 이익 또는 큰 손실을 본 후 갖게 되는 심리적 편향 탓에 투자자들은 상당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려는 중앙은행들의 긴축 기조 등 단기적으로 우려할 만한 불확실성과 위험 요인들이 많지만 지금 상황을 타개할 최선의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투자자들은 두 가지 중대한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첫 번째 실수는 투자상품을 모두 환매해 현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러면 발생 손실을 완전히 확정 짓게 되고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때 뒤처질 수 있다. 더욱이 향후 12개월 간 현금의 구매력은 추가 하락 가능성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두 번째 실수는 다각화의 황금률을 무시하고 당장 수익 추구를 위해 일부 급등주로 투자 대상을 좁히는 것이다. 최근 자산 가격이 급등했더라도 앞으로의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급락세로 반전될 경우 다각화된 포트폴리오와 달리 큰 폭의 손실을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자산군과 지역을 다양하게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투자의 기본에 충실하기를 강력히 권한다. 물론 단기 전망의 불확실성에 대비할 목적으로 자산배분 관점에서 현금 비중을 일부 늘릴 수 있다. 현금 비중을 조금 늘림으로써 불안감을 낮추고 다각화된 투자를 유지한다면 기회비용을 치를 가치가 있을지 모른다. 이때에도 향후 기대수익이 낮아질 리스크가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즉 의사결정에 따르는 리스크를 사전에 인지하면 좀 더 신중하게 행동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투자자마다 위험을 감수하는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부 제한적인 금액을 급등주에 투자하는 것이 완전히 잘못된 선택은 아닐 수 있다. 단기 변동성이 심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성과가 날 수 있고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와는 다른 또 하나의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포트폴리오의 구축은 아주 중요한 투자의 출발점이 된다. 우리의 재무적 미래를 쌓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기본 포트폴리오(foundation portfolio)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시간이 흐르고 투자 및 경제 환경의 패턴이 뒤흔들려도 그 상황을 이겨내고 버틸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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