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본 없으면 드라마 안 봐요"…재가공 콘텐츠에 열 올리는 방송사[SS연예프리즘]

심언경 2022. 11. 7.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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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의 홍수다.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까지,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동시기에 방송하는 드라마 수도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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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심언경기자] 콘텐츠의 홍수다. 지상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까지, 플랫폼이 늘어나면서 동시기에 방송하는 드라마 수도 많아졌다. 처음에야 애정을 갖고 챙겨 보려고 작심하지만 시공간의 물리적인 한계는 어쩔 도리가 없다. 이러한 시청자들의 고민을 각 방송사가 나서서 해소하고 있다. 그 해결 방법 중 하나가 드라마 요약본 공개다.

유튜브에 드라마 제목과 ‘몰아보기’나 ‘요약본’을 붙여 검색하면, 관련 동영상들이 화면에 뜬다. 전문 유튜버가 제작한 리뷰도 많지만, 방송사 공식 채널에서 공개한 영상이 눈에 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한 회차 요약은 물론, 2회나 4회씩 묶어 정리한 영상까지 있다. 방송사가 하이라이트, 메이킹 필름에 더욱 집중했던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방송 관계자들은 명장면 갈무리, 메이킹 필름의 홍보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양질의 콘텐츠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의 입맛이 한층 까다로워진 탓이다. 이전과 달리 수위 높은 스킨십, 액션 등 자극적인 장면으로 시청을 유도하기 어렵고, 배우 개인이 가진 흥행성도 100% 성공을 담보하지 못한다. 시청자 대다수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탄탄한 스토리와 이를 구현하는 연출력이 됐다.

이 가운데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계속 볼지 말지 결정하는 시점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지상파 3사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편이나 케이블로 채널을 옮기면 된다. 그마저도 자신의 취향과 어긋나면 OTT를 실행하면 그만이다. 새 콘텐츠가 차고 넘치니 구미가 당기지 않는 작품은 곧바로 포기한다. ‘첫 방송을 봤으니 의리로 끝까지 본다’ 등의 반응은 옛날이야기다. 관대할 필요가 없는 시청자들은 더욱이 실패하지 않으려고 입소문에 의존한다.

특히 몇몇 시청자는 본격적인 시청에 앞서 작품 선택에 투자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요약본을 찾아본다. 요약본 영상의 유무가 드라마의 흥행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방송사들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재가공하며 시청자 유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tvN 관계자는 스포츠서울에 “디지털 숏폼 콘텐츠는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끈다. 특히 요약본 영상 등을 통해 작품을 접하고 흥미를 느껴 본 방송 시청까지 유입되는 시청자들이 있다. 각 작품의 매력을 더욱 알릴 수 있도록 다양한 디지털 숏폼 콘텐츠를 기획 및 공급 중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가 상당하는 전언이다. SBS 관계자는 “다양한 콘텐츠가 범람하는 상황 속에서 화제성을 높이고 시청자들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홍보·마케팅 활동이 중요해졌다”며 “드라마 초반 회차 요약을 통해 예비 시청자의 관심도를 올려 본 방송으로 유입시키고, 온라인상 화제성이 상승하면서 시청률이 반등하는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 드라마 요약 콘텐츠의 경우 높은 조회수와 트래픽을 담보하기 때문에 공식 유튜브 채널 내 다른 콘텐츠 시청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더 나아가 요약본 영상은 기존 시청자의 이탈이나 화제성 하락을 막기에도 용이하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어떠한 이유로 드라마 일부 회차를 놓친 후부터 자연스레 챙겨보지 않게 될 때가 있다. 이럴 때 몰아보기 영상이 있으면 시청 흐름이 끊겨도 재개하기가 편하다. 그리고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더 보고 싶은 드라마가 생기면 이미 보고 있던 작품에서 하차하지 않나. 대신 요약본을 챙겨보면서 계속 화제성에 기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notglasses@sportsseoul.com
사진 |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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