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간첩 대신 테러 누명, 35년 국가폭력 배상금 고작 6300만원(이만갑)[어제TV]
[뉴스엔 서유나 기자]
북한 간첩 대신 테러 누명을 쓴 국가 폭력의 희생자에게 국가가 배상한 금액은 고작 6,300만 원이었다.
11월 6일 방송된 채널A 예능 '이제 만나러 갑니다' 568회에서는 1983년 벌어진 대구 미국문화원 폭발 사건으로 인해 생긴 억울한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공개됐다.
1983년 9월 22일 대구 시내 중심에 위치한 준 외교시설 미국문화원에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미국문화원의 정문 앞에서 발견 된 2개의 가방이 폭발하며 맞은편 건물의 유리창 500여 장이 깨지고, 가방의 최초 발견자 영남고등학교 1학년 17살 허병철 군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합동신문조가 구성돼 조사되기 시작했는데. 합동신문조의 실체는 안기부였다. 안기부는 미국문화원에 폭약 2㎏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 군사 무기를 설치한 주체는 '공산주의자'밖에 없다고 여기며 75만 명을 용의선상에 두고 수사, 유력 용의자로 경북대학교 학생 5명을 지목했다.
이는 앞서 광주 미국문화원, 부산 미국문화원에서도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는데 그때마다 사건의 범인은 반미(反美)주의의 지역 대학생 및 청년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영장도 없이 끌려간 경북대학교 학생 5인은 전부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자 안기부는 이들의 자백을 받기 위해 당시 고문 기술자로 악명 높았던 공안 경찰 이근안을 투입시켰고 30일 동안 고문을 포함한 신문이 자행됐다. 이근안의 고문은 신체 부위에 볼펜심 박기, 코에 설렁탕과 짬뽕 국물 붓기, 뼈를 탈골 시켰다가 다시 넣기의 반복 등 사람이 견딜 수 없는 것들 투성이였다.
결국 혐의를 부인하던 학생들은 항복해 허위 자백을 했고, 5명 중 인문대 철학과 박종덕 씨가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그러던 중 합동신문조의 수사 내용을 일거에 뒤집어버리는 엄청난 사건이 터졌다. 바로 부산 다대포 해상으로 침투한 무장 간첩, 원산 313(3부) 연락소 소속 조장 전충남과 조원 이상규가 우리 군에 의해 생포된 것.
생포된 전충남, 이상규는 대한민국에서 살기를 선택하며 한국에 침투한 목적, 본인들이 받은 지령 등을 전부 폭로다. 중요한 건 이중에 대구 미국문화원 폭발 사건의 진상도 있었다. 간첩들은 "훈련소 무전장이 9월 말경 나한테 와서 본인이 전파 감청해서 암호 해독을 한 결과 대구 미국문화원 폭파 성공이라는 내용을 감청했다고 자랑했다"고 밝혔다.
즉 대구 미국문화원 폭발이 북한 간첩의 소행이라는 것. 정부는 이에 사건을 재조사 했고 이후 폭발물과 건전지가 북한 제품이며 폭파 사건에서 사용된 폭탄과 2, 3주 후 자행된 아웅산 묘소 테러 당시 폭발되지 않은 폭발물이 동일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테러를 감행한 진범은 북한 노동당 연락부 소속의 공장원 이철이었다. 이철은 테러 성공 후 북으로 무사히 복귀, 테러의 공적으로 김일성 훈장(국기훈장) 1급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충격적인 건 이처럼 범인까지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억울하게 붙잡혀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경북대학교 학생들이 풀려나지 못했다는 사실. 대구 경찰청은 폭탄 테러는 북 공작원의 소행이라고 발표, 슬그머니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면서도 억울하게 잡은 학생들을 풀어주기는커녕 국가보안법, 반공법, 집시법 등 각종 다른 혐의를 씌워 재판받게 했다. 결국 폭탄 테러의 주범으로 몰린 박종덕 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박종덕 씨는 2006년 국가에 의해 인권침해 된 사건의 실체를 밝혀달라며 진실화해의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하지만 사건 조사는 2008년도에야 시작이 되었고, 재심은 8년 뒤인 2016년에 확정됐다. 거기다 재심 절차도 늦어지며 35년 만인 2018년 재심이 열려 그 결과 5명 모두 무죄를 선고 받았다. 안타깝게도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우성수 씨는 재심 결과를 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더욱 황당한 건 주범으로 몰린 박종덕 씨에게 국가 배상이 결정났는데, 35년간 국가폭력의 희생자로 살아온 그는 청구 금액 18억 중 단 6,300만 원을 인정받고 보상받았다.
이날 방송에서는 "밤마다 꿈을 꾸며 악몽에 시달리고 두들겨 맞고 고문당하는 꿈을 꾼다. 그걸 30년 동안 해보라. 그게 사람 사는 거냐"고 눈물로 호소하는 박종덕 씨의 과거 영상이 공개돼 더욱 큰 안타까움을 줬다. (사진=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 캡처)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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