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제 최정 vs 최강 신진서, 세계바둑 최초 결승 성대결

양형모 기자 2022. 11. 7.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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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세계 남자골프 1위)와 고진영(세계 여자골프 전 1위)이 결승에서 만난 격".

결승에 먼저 오른 최정은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결승에 오르든) 나와 둔다는 것 자체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낄 것 같다"고 했고, 결승진출을 확정한 신진서는 "(최정과의) 전투가 솔직히 두렵다. 최대한 피해 다니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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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월드바둑 오늘부터 결승3번기
‘한국랭킹 1위’ 신진서, ‘2전3기’ 우승 노려
최정 여성기사 최초 메이저대회 결승 진출
바둑계 “전력보다 심장싸움…성대결에 흥분”
메이저 세계기전 결승에서 사상 초유의 성대결을 펼치게 된 최정 9단(왼쪽)과 신진서 9단의 날카로운 눈매가 승부의 치열함을 엿보게 한다. 사진제공| 이버오로
“로리 매킬로이(세계 남자골프 1위)와 고진영(세계 여자골프 전 1위)이 결승에서 만난 격”.

‘변화와 도전의 기전’으로 불리는 삼성화재배가 또 한 번 세계바둑계를 뒤흔들었다.

파란의 주인공은 한국 여자 프로기사랭킹 1위 최정(26) 9단이다. 최정은 4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 2층 대회장에서 온라인으로 열린 2022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랭킹 2위(남녀 통합) 변상일 9단의 중앙 대마를 때려잡으며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세계바둑계를 통틀어 여자기사가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최정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메이저 세계대회에서 여자기사가 거둔 최고의 성적은 30년 전인 1992년 응씨배에서 중국기사 루이나이웨이 9단의 4강 진출이었다.

최정의 결승 진출 과정은 그야말로 전 세계 바둑팬들을 흥분시킨 바둑버전의 K-드라마였다. 32강에서 만난 사다아쓰시 7단(日)을 시작으로 이치리키료 9단(16강·日), 양딩신 9단(8강·中)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중국랭킹 5위의 강자 양딩신을 이긴 뒤 “이렇게 미친 듯이 이기고 싶었던 건 오랜만이었다”라던 최정은 변상일까지 꺾고 결승무대를 밟은 세계 첫 여자 프로기사가 됐다.

결승진출을 확정한 최정은 자신의 승리가 실감나지 않는 듯 “지금 현실감이 약간 없다. 최근 2주간 제가 좀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대국 중 떨릴 때마다 허벅지를 꼬집었다”며 웃었다. ●1위 vs 27위의 싸움…승부는 ‘부담감’에 달렸다

삼성화재배 결승전은 7일부터 결승3번기에 돌입한다. 2승을 먼저 올리는 쪽이 우승컵을 가져가게 된다. 최정의 상대는 한국랭킹 1위 신진서(22) 9단. 신진서 역시 이번 대회 우승컵이 간절하다. 2020, 2021년 2년 연속 결승에 올랐지만 커제(中), 박정환에게 막혀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신진서는 최정이 결승에 오른 다음날인 5일 김명훈 9단에게 23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3년 연속 결승에 진출했다.

●“매킬로이와 고진영이 결승에서 만난 격”

신진서와 최정의 전력은 신진서 쪽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두 사람은 지금까지 4차례 공식대국에서 만나 신진서가 4전 전승을 기록 중. 최정이 9년, 108개월 연속 여자랭킹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통합랭킹에서는 27위에 머물러 있다. 신진서는 35개월 연속 프로기사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한국바둑 최강자다.

두 사람의 승부는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는 ‘심장싸움’에서 갈릴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결승에 먼저 오른 최정은 인터넷 바둑사이트 사이버오로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결승에 오르든) 나와 둔다는 것 자체에 엄청난 부담감을 느낄 것 같다”고 했고, 결승진출을 확정한 신진서는 “(최정과의) 전투가 솔직히 두렵다. 최대한 피해 다니겠다”고 했다.

“올해도 결승까지 올라오게 돼 기쁘다. 이번 결승전에서는 최대한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신진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큰 영광이지만 결승에서도 지금까지 뒀던 것처럼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겠다(최정)”.

세계 최초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 성대결이 7일 개막 축포를 쏘아 올린다. 1인자의 2전 3기 우승이냐, 세계 첫 여자 메이저 퀸의 탄생이냐. 축구공이 둥글듯, 바둑알도 둥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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