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될성부른 감귤나무는 묘목부터 다르다

2022. 11. 7.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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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가 그러하듯 과일농사도 시작이 중요하다.

'될성부른 과일나무'는 묘목부터 달라야 한다.

다행히 올해부터 무병 모수 관리에 필요한 시설비를 지원하는 '과수 무병묘 모수포 조성사업'이 국립종자원 주관으로 추진됐고, 선정된 업체 가운데 감귤 묘목업체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될성부른 감귤나무'는 묘목부터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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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사가 그러하듯 과일농사도 시작이 중요하다. ‘될성부른 과일나무’는 묘목부터 달라야 한다. 과수에도 식물바이러스가 발생하는데 이는 과일의 생산성과 품질을 떨어뜨린다. 특히 감귤에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병은 갈색줄무늬오갈병(CTV)·온주위축병(SDV)·감귤모자이크병(CiMV)·접목부이상증(CTLV) 등 종류가 다양하다. 이들 병에 노출되면 생산량이 20∼30% 떨어지고 당도 역시 1∼2브릭스(Brix) 낮아진다. 껍질에 색이 잘 들지 않고 기형과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안은 무병묘다. 감귤 무병묘는 어려운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대부분 과수는 열처리한 묘목에서 생장점을 채취하고 이를 배양해 무병 식물체를 양성한다. 반면 감귤은 열처리와 멸균 과정은 다른 과수와 유사하지만 생장점 배양이 쉽지 않다. 탱자·러프레몬 등 대목에 열처리한 접수에서 생장점을 채취하고 이를 시험관에서 접목하는 미세접목(Micro-Grafting) 과정이 추가된다. 또 미세접목 후 생장한 접수를 다시 탱자 등의 대목에 접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무병화 과정을 거쳐 증식에 기본이 되는 식물체를 원원종(原原種), 이를 다시 1세대 증식한 것을 원종(原種)이라고 하는데 감귤연구소에서 현재 무병 원원종 27품종과 원종 22품종을 보급하고 있다.

한편 농가에 보급되는 묘목(보급묘)은 민간업체가 원종에서 접수를 채취해 증식한 ‘모수(母樹)’에서 채취·생산한다. 보급묘 생산은 상업적 이용을 전제로 무병묘를 대량 증식하는 과정이기에 농가 수요만큼의 무병묘를 생산하기 위해선 민간 묘목업체의 참여가 중요하다. 다행히 올해부터 무병 모수 관리에 필요한 시설비를 지원하는 ‘과수 무병묘 모수포 조성사업’이 국립종자원 주관으로 추진됐고, 선정된 업체 가운데 감귤 묘목업체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한다. 감귤 무병묘에 대한 현장의 관심과 수요가 많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감귤 무병묘 보급이 가장 시급하다는 의미로도 들려 다시 한번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감귤 ‘조수입 1조원’이라는 성과는 감귤산업 전반이 함께 만들어냈다. 마찬가지로 ‘감귤 무병묘 생산·보급’이라는 건전한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 또한 관심과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따금 과실과 나무순을 들고 바이러스 검정을 위해 찾아오는 농민을 접한다. 앞으로 우리가 보급한 무병묘가 안정적으로 정착해 바이러스만은 걱정 없이 농사짓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될성부른 감귤나무’는 묘목부터 달라야 한다. 농가와 산업계 전반의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김대현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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