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채권 큰손 개미

김은정 기자 2022. 11. 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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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2조3135억원 순매수
최근 시장 불안정에 투자 줄듯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채권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김지호 기자

은행, 보험 등 채권시장 ‘큰손’ 역할을 하던 기관투자자들이 잔뜩 움츠러든 가운데, 지난달 개인 투자자들의 채권 순매수가 전년 대비 4배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0월 개인들의 국내 채권 순매수(매도보다 매수가 많은 것) 규모는 2조313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5686억원) 대비 4배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채권 순매수는 41% 줄어든 12조5000억원이었고, 보험사는 지난해 10월 5조3934억원 순매수에서 올 10월엔 2조2319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최근 금리 인상으로 시중 자금이 은행권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보험사들이 채권을 매수할 여력이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인을 제외하면 투자주체 중 기금·공제만 순매수 규모가 늘어났다. ‘큰손’들의 순매수 규모가 급감하면서 10월 전체 채권 순매수액은 27조2000억원대로 지난해의 60% 수준에 그쳤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불안에 보험사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미이행 사태까지 터지면서 불안을 느낀 개인 투자자들도 채권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이 정부의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에 따라 조만간 트리플A(AAA) 등급 한전채와 은행채 등을 시장에서 찾기 어려울 걸로 보고 사모으고 있지만, 이런 투자 행렬도 곧 ‘끝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채권파트장은 “건설사나 증권사 등이 실제로 도산하는 등 문제가 생기면 채권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개인 투자자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내년 1분기경 채권 금리가 고점을 찍고 하락(채권 가격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채권시장 분위기도 내년에는 바뀔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금리 인상이 마무리될 내년 1분기 말 주요 채권 금리가 고점을 형성하면, 역대 최악으로 위축됐던 채권 투자 심리는 1분기 말부터 회복돼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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