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유현상 ‘여자야’, 사랑하는 여자 향한 절절한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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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피겨요정' 김연아가 성악가 고우림과 결혼했다.
그의 결혼 소식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는데 배우자가 가수 유현상이다.
이후 제작자로 변신했는데 고교생 이지연을 발굴해 노래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를 내놓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는 비난의 화살을 맞을 최윤희를 생각해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 곡이 바로 '여자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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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피겨요정’ 김연아가 성악가 고우림과 결혼했다. 언론 매체에서 기사가 쏟아지고 결혼식에 갔었다며 자랑을 늘어놓는 이들도 많다. 스포츠스타 김연아의 위상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1980년대에도 열렬한 지지를 받은 여성선수가 있었다. 바로 수영선수 최윤희. 그의 결혼 소식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는데 배우자가 가수 유현상이다. 김연아와 최윤희, 둘 다 스포츠스타로서 가수를 만났다. 세월을 뛰어넘는 재밌는 우연이 아닐 수 없다. 최윤희와 유현상의 사연을 소개한다.
1967년생 최윤희는 14세였던 1982년 인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한국 최초로 여자수영 종목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4년 후 서울 아시안게임에선 여자배영 100·200m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며 스타로 떠올랐다. 당시 연세대학교 1학년이던 최윤희는 국민요정 대접을 받았다.
한편 1954년생인 유현상은 여러 밴드를 거친 후 1986년 기타리스트 김도균을 만나 헤비메탈 밴드 백두산을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마니아에게 지지를 받았지만 긴 머리와 가죽패션 등을 이유로 기성세대에겐 반감을 샀다. 그 때문인지 얼마 못 가 팀을 해체하고 말았다. 이후 제작자로 변신했는데 고교생 이지연을 발굴해 노래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를 내놓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이지연이 각종 뜬소문을 피해 가요계를 떠나 미국에 가면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유현상은 트로트가수로 전향하기로 마음먹고 조용필의 매니저를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그리고 매니저의 소개로 커피숍에서 우연히 최윤희를 만났다. 그것이 그들의 운명적 만남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했지만 처가의 반대가 심했다. 최윤희는 국민적 스타였고 유현상은 로커이자 무명가수였다. 게다가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13살. 지금이야 별것 아니지만 당시엔 상상하기 어려운 나이 차이였다. 결국 두 사람은 경기 남양주 봉선사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사람들은 유현상을 도둑이라 비난했다. 그는 비난의 화살을 맞을 최윤희를 생각해 노래를 만들었는데 그 곡이 바로 ‘여자야’다. 노랫말 ‘울고 있구나 여자야 약해지면 안돼’는 사랑하는 여자를 향한 한 남자의 외침이다.
정통 명리학의 ‘오불언설(五不言說·말하지 말아야 할 다섯가지)’ 가운데 ‘연불언(緣不言)’이 있다. 남녀의 인연을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최윤희는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올랐는데 거기엔 유현상의 외조도 있었을 것이다. 김연아·고우림 부부도 행복하기를 빈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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