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갱도물로 버틴 221시간…‘기대’를 ‘기적’으로

유주현 2022. 11. 7.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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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아연채굴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사고 발생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된 작업자 중 작업반장인 박모(62)씨는 정선군 고한읍에 거주하는 등 2명 모두 강원도민이거나 연고가 있어 안도와 기쁨을 더하고 있다.

사고 발생 열흘 뒤인 지난 4일 오후 11시쯤 고립됐던 작업반장 박모(62)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씨가 제2수직갱도 구조경로를 통해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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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광산사고 광부 2명 극적 구조
매몰사고 발생 열흘만에 생환
정선군민 등 도 연고로 기쁨더해
광산업체 늦장대응 비난 쏟아져
▲ 경북 봉화군의 한 광산에서 열흘간 고립됐다 구조된 작업자들이(오른쪽이 작업반장 박모씨, 왼쪽은 보조작업자 박모씨)가 5일 경북 안동시 안동병원에서 이철우 경북지사를 만나고 있다. 구조된 이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주치의는 “두 분이 수일 내 퇴원까지 할 수 있을 걸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경북 봉화군 아연채굴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사고 발생 221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된 작업자 중 작업반장인 박모(62)씨는 정선군 고한읍에 거주하는 등 2명 모두 강원도민이거나 연고가 있어 안도와 기쁨을 더하고 있다.

봉화 광산 매몰 사고는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 아연 채굴광산 제 1수직갱도에서 토사가 수직 아래로 쏟아져 내려오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광부 2명이 제1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다.

사고 발생 열흘 뒤인 지난 4일 오후 11시쯤 고립됐던 작업반장 박모(62)씨와 보조작업자 박모(56)씨가 제2수직갱도 구조경로를 통해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작업반장 박씨는 가족들과 정선 고한읍에 거주하는 정선군민이고 보조작업자 박씨 또한 태백에 거주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립 당시 이들은 폐 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우는 등의 방법으로 추위를 견뎠다. 이들은 작업투입 전 챙긴 커피믹스와 물을 먹으며 버티고 갱도 안에서 떨어지는 물을 마시면서 생존했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어두운 곳에 오래 있던 탓에 시력 보호를 위해 안대를 끼고 생활하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윤 대통령도 “슬픔에 빠진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주셨습니다. 쾌유를 빕니다”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정선 지역도 축제 분위기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지난 5일 박씨의 생환소식을 전해듣고 경북 안동병원을 찾아 박씨와 박씨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앞서 최 군수는 박씨가 구출되기 전인 지난 4일에도 봉화 현장을 찾아가 구조 현황 등을 살펴본 후 현장관계자와 구조대원들에게 적극적인 구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승준 군수는 “광부의 생환을 누구보다도 고대했던 군민과 가족들의 염원이 이뤄져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장기봉 정선군자원봉사센터소장은 “매몰됐던 박씨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던 똑똑한 동생”이라며 “극적으로 구조됐다는 소식을 전해듣고 잠도 제대로 안 자고 병원까지 달려가 위로했다”고 말했다.

성희직 광산진폐권익연대 정선진폐상담소장은 “2010년 칠레 구리광산 노동자의 전원 생존이란 기적이 봉화 아연광산에서도 볼 수 있기를 희망했는데 기적이 현실이 됐다”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는 사고 발생 14시간 만에 소방당국에 신고하고, 고립된 작업자의 가족에게도 뒤늦게 통보, 비난이 쏟아졌다. 해당 광산은 지난 8월에도 같은 갱도에서 사고가 발생해 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이 사과와 관련해 전담 수사팀을 꾸려 사고 원인과 업체 측의 안전 조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유주현·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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