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 걸린 달 아래 노래한 20여년, ‘동네 딴따라’의 존재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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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크 가수 녹우 김성호는 춘천에서 피어난 자생적 대중음악가다.
고 이외수 소설가, 이남이 베이시스트 등이 참여했던 철가방 프로젝트를 통해 2001년 데뷔, '동네 딴따라'를 자청하며 오랜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노래를 불러왔다.
'좋은 공연은 좋은 관객들이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듯이 오랜시간 녹우의 공연을 봐왔던 관객들은 누구보다 녹우의 진면목을 알고 있었다.
'춘천에 걸린 달'의 경우, 발표 당시의 조악함은 사라지고 음악 본연의 순수성과 예술성이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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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서 자생한 대중음악 역량 발휘
풀밴드 연주자 구성 유대감 나눠
문화강대국 전 단원 코러스 진풍경
포크 가수 녹우 김성호는 춘천에서 피어난 자생적 대중음악가다. 고 이외수 소설가, 이남이 베이시스트 등이 참여했던 철가방 프로젝트를 통해 2001년 데뷔, ‘동네 딴따라’를 자청하며 오랜 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노래를 불러왔다. 소탈한 정서와 시에 기반한 녹우의 목소리에는 울림이 있다. 왜소한 체구에 힘을 뺀 것 같으면서도 강렬한 울림을 전달하는 그의 창법은 뿌리 깊은 나무와도 닮아있다.
김성호의 단독공연 ‘포엠콘서트 녹우’가 최근 춘천 축제극장 몸짓에서 열렸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가수의 공연에 3만원이라는 입장권 가격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었을텐데도, 관객들은 아랑곳 않고 객석을 가득 메웠다. ‘좋은 공연은 좋은 관객들이 만들어준다’는 말이 있듯이 오랜시간 녹우의 공연을 봐왔던 관객들은 누구보다 녹우의 진면목을 알고 있었다.
김성호는 색소포니스트 길영우의 호흡을 더해 자신의 음악적 스승으로 꼽는 오세은의 곡 ‘노래하는 나그네’를 시작으로 무대를 이어나갔다. ‘나이만 먹었습니다’, ‘수국화’를 부르며 포크 음악 본연의 음색을 드러낸 자리였다.
이어진 무대는 일렉기타 송수민, 베이스 이상엽, 키보드 지국화·이단비, 드럼 김재헌, 국악 타악 홍성순, 대금 김현정 등 그와 인연을 가져온 춘천의 음악인들이 팔을 걷어붙였다.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엄태환 기타리스트가 전체 음악을 이끌었던 것이 주효했다. 정박 리듬에 크게 발을 구르며 서로 호흡을 맞추는 동시에 미소가 번져가는 연주자들의 모습에서 따뜻함이 전해졌다.
‘춘천에 걸린 달’의 경우, 발표 당시의 조악함은 사라지고 음악 본연의 순수성과 예술성이 빛나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춘천의 음악’이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었고 문화강대국 단원들의 마술과 연기, 무용이 더해져 무대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음악이 주는 힘을 믿었다고 해야할까. 곡 ‘풍경’에서는 재즈의 즉흥성, 록의 반복성, 현대음악과 불교적 메시지 등 압도적 분위기가 무대를 장악했다. 김성호가 직접 작사·작곡한 ‘들개의 눈’에서는 강렬한 록 사운드로 관객 반응이 절정으로 올랐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갖고 춘천에서 치열하게 예술활동을 이어온 그의 음악에는 일종의 정서적 유대감이 있었다. 이어 미발표 신곡 ‘화답’과 ‘고프다’를 비롯해 ‘안개중독자’,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을 통해 평소 보여줄 수 없었던 음악적 완성도와 메시지도 전했다. 앙코르 곡 ‘귀갓길’에서는 문화강대국 전 단원이 나와 코러스를 부르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녹우 김성호는 춘천에서 대중음악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길을 평생 동안 걸어왔다. 자신이 살고 있는 이 땅에 발을 딛고 오랜 시간 음악을 해왔다는 것 자체로 충분히 인정받을 가치가 있다. 여기서 ‘멈춤’이 아니라, ‘다시’ 비우고 가슴에 남는 음악을 전달하겠다는 그의 의지 또한 객석으로 온전히 전달됐다. 한동안 녹우의 음악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김진형 formatio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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