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에서] 응원은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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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단일 종목으로는 최대 규모인 지구촌의 축구 축제, 월드컵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1년 미뤄져 열린 도쿄올림픽을 비롯해 국내외 스포츠 잔치를 괴롭혔던 '코로나 그 놈'이 월드컵의 4년 주기를 방해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시작된 거리 응원은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열린 원정 월드컵에서도 이어져 축구팬의 축제를 넘어 'K컬처'로 자리 잡았다.
거리 응원 취소와 손흥민의 부재로 이번 월드컵 분위기는 침울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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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단일 종목으로는 최대 규모인 지구촌의 축구 축제, 월드컵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는 사막 한가운데서 열리는 겨울 월드컵이다. 여러모로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카타르 대회는 또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강타한 이후 열리는 첫 월드컵이다. 1년 미뤄져 열린 도쿄올림픽을 비롯해 국내외 스포츠 잔치를 괴롭혔던 '코로나 그 놈'이 월드컵의 4년 주기를 방해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천만 다행이다.
인류의 4분의 1이 관전하거나 시청하는 월드컵은 지상 최대의 축전임에 틀림없다. 골프처럼 조용히 관전해야 하는 스포츠도 있지만 축구는 격렬한 응원으로 선수도 팬도 에너지를 얻는 종목이다. 새벽 잠을 설쳐가며 ‘대~한민국’을 목 놓아 외칠 국민들의 가슴은 벌써부터 요동친다. 가장 원초적이고 단순한 스포츠인 축구, 공 하나의 움직임에 온 나라가 하나 되는 신묘한 일이 이번에도 펼쳐질 것이다.
이맘때면 20년 전 서울광장을 붉게 물들였던 함성, 북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으로 시작된 거리 응원은 한국 시간으로 새벽에 열린 원정 월드컵에서도 이어져 축구팬의 축제를 넘어 'K컬처'로 자리 잡았다.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2018 러시아월드컵 때도 국민들은 광화문광장으로, 영동대로로 뛰쳐나가 '오 필승 코리아'를 떼창하며 태극전사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아쉽게도 21일 개막하는 카타르월드컵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다. 꽃다운 청춘들의 목숨을 황망하게 앗아간 ‘이태원 참사’ 추모 분위기를 감안해 거리 응원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참사 발생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같은 관내에서 거리 응원을 하는 게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유가족 등 아픔을 겪는 많은 분들께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태원은 평소에도 다양한 국적의 인파가 몰려 수시로 '작은 지구촌' 축제가 열리는 화합의 장소다. 만국 공통어인 축구로 뭉칠 축제의 공간이 참사의 현장으로 뒤바뀐 현실 앞에 그저 숙연해질 뿐이다.
우리 대표팀은 악재까지 겹쳤다. 대체 불가 에이스 손흥민이 쓰러졌다. 안면 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손흥민이 월드컵에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수술은 성공적이며 손흥민이 출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지만 뛴다 해도 정상 컨디션은 장담할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있는' 손흥민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EPL 득점왕 보유국'으로 맞는 첫 번째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컸던 국민들의 상실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거리 응원 취소와 손흥민의 부재로 이번 월드컵 분위기는 침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4년의 기다림을 공허하게 보낼 필요는 없다. 월드컵에는 스포츠를 뛰어넘는 그 무엇이 분명 있다. 국민이 하나로 뭉친다면 극복하지 못할 고난이나 절망은 없다. 시끌벅적한 거리 응원은 못 하지만 안방에서라도 뜨겁게 응원하는 것은 어떨까.
성환희 스포츠부장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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