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806일 만에 정상 오른 73세 노감독…우승은 인내의 결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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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806일.
'현역 최고령 사령탑'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월드시리즈 우승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베이커 감독이 이끄는 휴스턴은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서 4-1로 이겨 창단 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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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1만 806일. '현역 최고령 사령탑' 휴스턴 더스티 베이커 감독이 월드시리즈 우승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1993년 4월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감독으로 데뷔한 뒤 30년 25시즌 동안 무려 2093승을 올리고도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만큼은 얻지 못하던 노장 감독이 드디어 커리어 퍼즐을 다 채웠다.
베이커 감독이 이끄는 휴스턴은 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경기에서 4-1로 이겨 창단 후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3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밀렸지만 적지에서 연승을 시작한 뒤 홈 팬들 앞에서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그리고 베이커 감독은 30년 만에 첫 우승을 맛봤다. 올해 나이 73살, 역대 최고령 월드시리즈 우승 감독이 탄생했다.
감독만 30년 25시즌을 일할 만큼 능력을 인정 받은 인물이다. 감독 데뷔 시즌인 1993년, 배리 본즈-맷 윌리엄스 거포 듀오를 앞세워 무려 103승을 거뒀다. 그러나 양대 지구 제도였던 이때는 104승 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밀려 챔피언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1997년에는 지구 1위에 오르고도 디비전시리즈에서 플로리다 말린스에 3전 전패로 탈락했다. 2000년 다시 지구 1위, 그리고 디비전시리즈에서 뉴욕 메츠에 1승 3패로 밀렸다. 2002년에는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나 애너하임 에인절스에 3승 4패로 우승을 넘겨줬다. 이렇게 샌프란시스코에서의 10년을 마무리했다.
10년 동안 우승 못 해도 재취업은 어렵지 않았다. 베이커 감독은 2003년 염소의 저주에 빠져 우승에 목마르던 시카고 컵스(2003~2006년) 지휘봉을 잡았다. 곧바로 지구 1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이번에도 플로리다에 밀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가을 야구를 마쳤다. 신시내티 레즈(2008~2013년), 워싱턴 내셔널스(2016~2017년)에서도 8시즌 동안 총 4차례 지구 1위를 차지했는데 가을 야구에서는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했다. 그렇게 그의 나이 일흔이 됐다.
베이커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준 팀은 다름아닌 휴스턴이었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불법 사인 훔치기 적발로 구단의 명예가 바닥에 떨어진 팀이었다. 아직도 휴스턴이 원정을 오면 집단 야유를 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그래도 전력은 아메리칸리그 최고 수준이라 휴스턴은 베이커 감독 체제에서 첫 2년간 모두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그러나 2020년 탬파베이 레이스에 막혀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됐고, 지난해에는 전력상 약체로 꼽히던 애틀랜타에 우승을 내줬다. 이렇게 베이커 감독에게 '단기전 약자' 꼬리표가 계속 남았다.
그렇다고 휴스턴이 단기전 승부사를 운운하며 감독을 교체하지는 않았다. 그 결실이 2022년 11월 6일 나타났다. 베이커 감독은 6일 우승 기자회견에서 '데뷔전부터 1만 806일 만이 지났다'는 한 기자에 말에 "정말?"이라며 깜짝 놀랐다. 그리고 "늘 우승에 대해 생각했다. 그래도 우승이라는 목표에 연연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믿음과 인내를 바탕으로, 좋은 팀과 좋은 사람들이 좋은 일을 만들 거라 생각하고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베이커 감독은 이번 우승이 인내의 결실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 오면서 겪은 시련과 고난에 감사하고, 내가 우승할 수 있도록 동기를 만들어 준 상대 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는 이번 이태원 참사로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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