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서 스마트폰 사용법 1대1 과외”

사지원 기자 2022. 11. 7.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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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켠 채로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9월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한은행 목동역 지점.

서울디지털재단의 '어디나 지원단'의 최고령 디지털 강사 남순옥 씨(74)가 한 중년 여성에게 말했다.

○ 은행 앱 사용부터 스미싱 문자 구분까지서울디지털재단은 올 6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어디나 지원단' 강사 120명 중 20명을 신한은행 영업점 '헬프데스크'로 8개 지점에 파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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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디지털재단 ‘어디나 지원단’
중장년층에 디지털 금융교육도
은행 앱 활용-스미싱 문자 구분 등
방문자에 맞춤형 교육 제공
9월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한은행 목동역 지점에서 ‘어디나 지원단’ 강사 남순옥 씨가 은행 고객에게 모바일 금융 이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서울디지털재단 제공
“이렇게 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켠 채로 오래 유지할 수 있어요.”

9월 3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신한은행 목동역 지점. 서울디지털재단의 ‘어디나 지원단’의 최고령 디지털 강사 남순옥 씨(74)가 한 중년 여성에게 말했다. 이 여성은 신용카드를 만들기 위해 상담원에게 전화를 하려 했는데, 전화번호를 다 누르기 전에 휴대전화 화면이 꺼져 고민이라고 했다.

이 여성은 남 씨의 도움을 받아 스마트폰 설정을 바꾸고 신용카드 상담에 성공했다. 남 씨는 “중년 이상 사용자 상당수가 스마트폰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며 “은행에서 실생활에 유용한 스마트폰 팁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 앱 사용부터 스미싱 문자 구분까지

서울디지털재단은 올 6월 신한은행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어디나 지원단’ 강사 120명 중 20명을 신한은행 영업점 ‘헬프데스크’로 8개 지점에 파견했다. 어디나 지원단은 중장년 강사가 또래에게 스마트폰과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이다.

재단 관계자는 “금융업 부문에서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고령층 소외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며 “중장년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설계했다”고 밝혔다. 강사들은 7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은행의 금융 교육을 받은 뒤 각 지점에 배치돼 원하는 방문자들에게 스마트폰 교육을 진행했다.

강사들은 방문자들에게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법부터 스미싱(문자메시지 사기)으로 추정되는 문자를 클릭하지 않는 법까지 맞춤형 교육을 제공했다. 신한은행 서명교 목동역 지점장은 “모바일로 대부분의 업무를 해결하는 젊은층과 달리 어르신들은 여전히 공과금 납부 등을 위해 은행에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이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디지털 금융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디나 지원단 강사들은 가르치는 과정에서 배우는 점이 많고 보람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관공서에서 30여 년간 직업 훈련 강사로 일해 온 남 씨는 2019년부터 어디나 지원단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1990년대에 도스(DOS) 운영체제와 홈페이지 만드는 법까지 익힐 정도로 ‘얼리어답터’였다는 그는 “교육할 내용을 정리하면서 디지털 지식이 늘어나는 걸 느낀다”며 “금융 부문에서 다양한 지식을 얻고 전수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 스마트폰으로 음악 듣기 교육도

신한은행에선 4일까지 디지털 금융교육뿐 아니라 일반 스마트폰 교육도 진행했다. 은행 4개 지점에서 교육장을 대여하고, 미리 신청한 교육생에게 일대일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 준 것이다.

올 8월부터 20회 이상 스마트폰 교육을 수강했다는 이춘길 씨(80)는 “교육받기 전에는 전화 거는 법도 제대로 몰라서 친구들에게 연락할 때 애먹었다”며 “이제는 스마트폰으로 음악도 듣고, 라디오도 청취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했다.

서울디지털재단은 내년에도 디지털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급한 볼일을 보러 오는 은행 특성상 방문자들이 오래 교육을 받기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사전 신청이나 예약제를 도입하는 등 보완 방안도 검토 중이다. 재단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된 교육 성과를 되돌아보면서 홍보를 강화하고 프로그램을 더 충실하게 운영하는 방안을 은행 측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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