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방산 '글로벌 트렌드' 만들 기회가 왔다

2022. 11. 7. 00: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냉전이 끝나자 미국 정부는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방산업체가 골칫거리였다.

K방산을 지속 가능한 세계적 트렌드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방산기업들이 내부 경쟁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송택환 예비역 공군준장·정치학 박사

냉전이 끝나자 미국 정부는 방만하고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방산업체가 골칫거리였다. 1993년 당시 윌리엄 페리 국방부 부장관은 방산업체 관계자들과의 저녁 만찬에서 “향후 5년 내 방산기업 수를 절반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미국 방위산업에 대한 인수합병(M&A)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방산업체에서는 ‘Last Supper(최후의 만찬)’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미국 방산업체는 과거 다수의 체계종합(system integration·SI) 기업이 소모적인 경쟁을 하던 구조에서 소수의 SI 기업이 내수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오늘날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등 글로벌 방산기업 빅3가 탄생한 배경이다.

최근 K방산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안보 환경 변화 등으로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다. 우리 방위산업이 1980~1990년대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초기 보호 산업 육성 단계에서 2000년대 초반 내부 경쟁을 거쳐 이제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단계로 발전했다. 지금의 이 시기는 절호의 기회다. K팝처럼 지속적인 트렌드로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체가 함께 손잡고 과감히 정책을 전환하는 시도가 절실하다.

K방산을 지속 가능한 세계적 트렌드로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방산기업들이 내부 경쟁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세계 50위권 이하 성적의 한국 방산기업이 세계 20위권 대형 방산기업으로 커진다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는 K방산을 지속 가능한 세계적 트렌드로 발전시킬 것이다. 대형 방산기업의 등장이 독·과점을 심화하고 중소기업의 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일부 우려도 있다. 이는 세계 10위권 이내 초대형 방산기업을 보유한 미국, 유럽, 이스라엘의 선례처럼 대규모 체계종합기업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협력적 선순환 구조를 원활하게 발전시킨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또한 무기체계 개발을 과감하면서도 신속하게 업체 주도의 수출형 개발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 개발을 업체 주도로 이관한 우주산업처럼 무기체계 개발도 정부 주도의 내수형에서 업체 주도의 수출형으로 신속하고 과감히 전환해야 한다. 이를 통해 방산업체 스스로 작전운용성능(ROC)을 수출형으로 유연성 있게 설계하고 개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여기에 체계적인 후속 군수지원 체제를 구축할 역량을 갖추도록 조직을 재구조화해 인력을 채용하고 양성한다면 명실상부한 글로벌 방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동시에 K방산의 지속 가능한 세계적 트렌드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시급하다. 지난해 한국의 방산 수출액은 약 72억달러였다. 조만간 ‘200억불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 지금 가장 절실한 것은 정부·군·방산업체 모두가 ‘Last Supper’ 같은 과감한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K방산이 지속 가능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역량을 모으는 것이다.

해외투자 '한경 글로벌마켓'과 함께하세요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