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칼럼] 레드라인에 선 북한, 아인슈타인의 경고
보수·진보 떠나 핵대응 전략 필요
“4차 대전 돌멩이·막대기로 싸워”
원폭 연구 학자 경고 무시말아야
북한은 연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포함한 다양한 미사일과 방사포 도발을 하고, 전투기 무력시위를 하며 한반도 주변 정세를 위기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진된 신냉전 질서는 중국의 대만 군사위협으로 고조되고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한편 지난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한·미 ‘전략자산 상시전개’를 합의했다. 공동성명에는 확장억제 강화와 관련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를 원용해 ‘한국형 확장억제’를 구체화했다. 즉 한국에 나토 사례처럼 전술핵 배치를 직접 하지는 않으나 전략자산 적시 배치로 유사한 효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형 핵 공유’가 이뤄진 것처럼 보이나 한계가 있다.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핵 사용 시 북한 정권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이것으로 북핵 억제가 가능할지 두고 볼 일이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중에도 ICBM 도발을 한 것은 미국도 동시에 핵으로 위협할 수 있다는 의사표현으로 여기에 양국의 안보 딜레마가 존재한다.
북한이 대남 핵공격을 감행할 시 미국이 전략자산 전개 결정을 적시에 하여 막아낼 수 있을지 실효성이 의심된다. 괌 배치 전략자산이 한국에 도착하려면 최소 2시간이 필요한데 이미 한국이 초토화된 상황에서 핵보복 능력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우리가 핵억제 역량을 가지려는 이유는 핵전쟁 없이 평화를 확보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자체 핵무기 개발이 현실감 없는 얘기가 될지라도 우리의 핵대응 전략 선택지에서 이를 배제할 필요는 없다. 북한의 핵도발 향배에 따라 전술핵 재배치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우려되는 점은 단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영향만이 문제가 아니라 핵비확산조약(NPT) 체제의 종말을 사실상 유발할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도발 등 안보 상황이 불안정한 가운데 우리 사회 내 남남갈등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여전하고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을 한·미 훈련 탓으로 돌리며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포함한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시위를 하는 집단이 있다.
2018년 남북한 및 북·미 간 화해의 분위기 속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하는 다수 학자가 있었다. 당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정권안보용이 아니라 협상용이라며 정권보장과 경제지원을 통해 비핵화 달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즉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지금 무어라 말할 것인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지난 30년간의 노력은 실패했다. 진보·보수 정권 모두 책임이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장이 현실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이에 대한 대응에는 여야, 진보·보수가 따로 있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안보불감증을 지나 반(反)안보 집단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
북한이 레드라인(도발 임계점)을 넘을 것인가. 핵무기의 기본 원리를 제공한 아인슈타인의 다음 경고를 무시하지 말기를 바랄 뿐이다. “3차 세계대전에서 어떤 무기를 가지고 싸울지는 모르지만, 4차 세계대전은 막대기와 돌멩이로 싸우게 될 것이다.”
이상환 한국외국어대 교수 전 한국국제정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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