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메이저대회 ‘세기의 대결’ 시선집중
35개월 연속 한국 랭킹 1위 신진서
2년 연속 아쉽게 준우승에 그쳐
삼성화재배서 ‘한풀이’ 각오
연간 상금 기록 깨려면 우승 필수
사상 처음으로 세계 메이저 바둑대회에서 성사된 성(性)대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 남녀 바둑의 자존심인 신진서 9단(22)과 최정 9단(23)이 벌일 결승 3번기는 무수한 이야깃거리를 쏟아내고 있다.
신진서는 지난 5일 한국기원에서 열린 제2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4강전에서 김명훈 9단을 상대로 233수 만에 흑 불계승을 챙기며 결승에 올랐다. 이보다 하루 앞선 4일에는 최정이 변상일 9단을 상대로 169수 만에 흑 불계승을 챙기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세계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남녀 성대결이 성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진서와 최정의 결승 3번기는 7일부터 시작한다.
35개월 연속 한국 남자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신진서와 2013년 12월부터 108개월 연속 여자 랭킹 1위에 올라 있는 최정의 대결은 여러모로 흥미를 끄는 요소들이 많다.
108개월 연속 여자 랭킹 1위 최정
통산 성적 4전 4패로 밀리지만
강호들 연파하며 파죽지세
신 9단 넘어서 대이변 연출 기대
최정은 오직 루이나이웨이 9단(중국)만이 1992년 응씨배에서 기록했던 세계 메이저대회 4강을 이번 대회에서 30년 만에 달성한 데 이어 사상 최초로 결승 진출까지 성공하며 의심의 여지 없는 세계 최고의 여성 기사임을 입증했다.
통산 상대전적에서는 최정이 신진서에 4전 4패로 밀린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최정이 보여준 행보를 보면 상대전적은 큰 의미가 없다. 최정은 32강에서 사다 아쓰시 7단을 제압한 뒤 16강에서 일본 최강이라 불리는 이치리키 료 9단을 꺾었다. 이어 8강에서는 신진서조차 까다로운 상대로 인정하는 중국의 양딩신 9단을 눌렀고, 4강에서는 한국 랭킹 2위 변상일을 제압했다. 평소에도 세계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삼성화재배에서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내 온 만큼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만약 최정의 기세가 신진서마저 넘어선다면 세계 바둑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대이변이 될 수 있다.
신진서도 우승해야 할 이유가 분명하다. 신진서는 3년 연속으로 삼성화재배 결승에 진출했는데, 앞선 2번은 전부 준우승에 그쳤다. 2020년에는 중국 최강 커제 9단을 만나 1국에서 ‘마우스 오작동’ 사고가 터지며 흔들린 끝에 0-2로 완패했고, 지난해에는 박정환 9단을 만나 1국을 먼저 가져가고도 2~3국을 내리 내주며 또 한 번 준우승에 머물렀다. 삼성화재배에 맺힌 한이 큰 만큼 우승을 향한 목표의식이 어느 때보다 뚜렷하다.
또 신진서는 우승 상금이 3억원인 이번 대회를 우승해야 이세돌이 2014년 세운 한국기사 연간 최고 상금 기록(14억1033만7670원)에 도전할 수 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신진서의 올해 누적 상금은 10억9356만1319원이다. 삼성화재배 우승 상금을 추가하면 누적 상금이 14억원에 육박해 12월에 예정돼 있는 중국 바둑리그 14~15라운드와 포스트시즌까지 더해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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