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호주 이어 칠레와 리튬 구매 계약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남미·호주·캐나다 등 미국과 지리적·경제적으로 가까우면서도 희귀자원이 풍부한 국가들과 서둘러 광물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광물 공급망의 ‘탈중국’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온은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칠레 광물 생산기업 SQM과 리튬 장기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계약으로 SK온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SQM으로부터 고품질 수산화리튬 총 5만7000t을 공급받게 된다. 전기차 약 120만대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1968년 설립된 SQM은 칠레 유일의 수산화리튬 생산기업이다.
두 업체는 향후 리튬 추가공급 및 생산시설 투자 검토, 폐배터리 재활용 등 중장기 파트너십을 위한 협력관계 구축도 논의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이 지난 8월부터 시행한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에서 채굴·제련한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
SK온은 “SQM으로부터 리튬을 공급받을 경우 IRA 요건 충족에 유리하다”며 “SQM은 지난 수십 년간 우수한 품질의 리튬을 안정적으로 생산해왔으며, 향후 공급물량 확대도 가능한 기업이라 SK온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칠레는 세계 1위 리튬 매장국이자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이다.
SK온은 지난달 호주 리튬업체 ‘레이크리소스’에도 지분 10%를 투자하고 친환경 고순도 리튬 23만t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경쟁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 9월 캐나다 광물 업체 일렉트라·아발론·스노레이크와 황산코발트 7000t, 수산화리튬 25만5000t을 공급받기로 했고, 지난달에는 호주 흑연 업체 시라와 천연 흑연 공급협약을 체결했다. 삼성SDI는 지난 2020년부터 호주 광물 업체 QPM과 계약을 맺어 매년 6000t의 니켈을 공급받고 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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