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사망사고... 코레일 사장, 공공기관장 중 ‘중대재해법’ 첫 입건

곽래건 기자 2022. 11. 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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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직원 사망사고… 올해 4번째
장관주재 ‘안전회의’ 이틀뒤 발생
경기도 의왕시 이동 오봉역에 세워져 있는 화물열차들. 오봉역은 컨테이너, 시멘트 등을 취급하는 수도권의 핵심 화물역이다. /조선일보DB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직원이 화물열차 정리 작업 도중 기관차에 부딪혀 숨졌다. 코레일 내에서 올해만 벌써 네 번째 작업 중 사망 사고다. 안전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레일 사장이 이와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된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장 중에선 처음이다.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한국철도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2.10.11/뉴스1

6일 고용노동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지난 5일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시멘트 화물 선로에서 화물열차 연결·분리 작업을 하던 코레일 소속 직원 A(33)씨가 기관차에 부딪혀 숨졌다. 이 사고를 목격한 20대 직원 B씨도 놀라서 호흡 곤란 증세를 보여 응급처치를 받았다. 고용부,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 철도안전감독관 등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국토부가 지난 3일 원희룡 장관 주재로 코레일 등 철도 기관 대표들을 불러 철도 안전 비상 대책회의를 연 이틀 뒤 발생했다. 원 장관은 “안전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한 직후 사고가 발생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를 계기로 철도 안전 관리 실태에 대해 안전 감독과 특별 감사를 벌일 계획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올해 1월 27일 이후 코레일에선 이번 사고를 포함, 4건 사망 사고가 일어났다. 작년엔 1건이었는데 크게 늘어난 셈이다.

지난 3월 14일 대전 열차 검수고에서 객차와 철로 사이에 끼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가 쓰러진 채로 발견됐으나 숨졌다. 7월엔 서울 중랑역 인근에서 선로 점검을 하던 50대 작업자가 열차에 치여 숨졌고, 9월엔 경기 고양시 정발산역 스크린도어 부품 교체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열차에 부딪혀 세상을 떠났다.

고용부는 잇따른 코레일 사고 조사를 위해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형사 입건했다. 중대법 적용이 되는 공공기관장 중에선 첫 중대법 관련 입건이다. 중대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

중대법이 발효된 지난 1월 이후 9월까지 산업재해 사망 사고는 483건 발생, 51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사고 건수는 1.8%(9건) 줄었지만 사망자는 1.6%(8명) 늘었다. 산재 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중대법을 제정했지만 기대했던 효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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