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서울시, 행안부 '상황관리' 지시에도 소방청 자료 '복붙'"

민주 천준호 "서울시·용산구, 총체적 부실대응이 참사 피해 키워"

통제선 앞 국화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 사고 현장 골목길에 설치된 경찰통제선 앞에 추모객들이 준비한 국화가 놓여 있다. 2022.11.6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기자 = '이태원 압사 참사' 당시 행정안전부가 서울시와 용산구 등에 '철저한 상황관리'를 지시했지만, 이들 지자체가 마땅한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 50분께 압사 사고를 보고받았다.

이에 행안부 상황실은 오후 10시 53분께 서울시와 용산구 등에 압사 사고와 관련한 철저한 상황관리를 지시했다.

그러면서 '필요할 경우 상황관리자 현장 파견·재난문자 방송 송출·인명 대피' 등을 통한 상황관리를 할 것을 주문했다.

이어 오후 11시 19분께 행안부는 상황실 차원에서 행안부 장관과 국무조정실, 대통령실에 이를 내부 긴급문자(크로샷)로 보고했다.

그러나 서울시와 용산구는 이런 지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방청이 제출한 보고 내용과 거의 흡사한 내용을 보고했다.

서울시는 이런 지시를 받은 지 40여분 뒤인 오후 11시 27분께 행안부에 공문을 보냈고, 용산구는 지시 1시간여 뒤인 오후 11시 47분께 보고를 했다.

그러나 이들이 제출한 공문에는 소방청이 시간대별 조처한 대응 내용만이 기재돼있다.

아울러 동원된 소방 인력과 장비만이 명시돼있었다.

민주당 천준호 의원은 "서울시와 용산구가 철저한 상황관리를 주문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소방청 일지를 그대로 '복붙'(복사·붙여넣기)한 내용만을 보고했다"며 "이런 부실 대응이 이태원 참사 피해를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질의하는 천준호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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