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방중 성과, 핵무기 반대 선언”
독일 백신·여객기 140대 판매
명분 내세웠지만 부정 평가
논란 속에 중국 방문을 마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사진)는 5일(현지시간) 사회민주당 행사에서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했다”며 “그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자신의 방중을 두고 국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많았지만 시 주석의 핵무기 사용 반대 입장을 끌어낸 것은 분명한 성과라는 것이다.
숄츠 총리는 지난 4일 12개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 및 리커창(李克强) 총리와 연쇄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이 집권 3기를 시작한 이후로는 물론이고 코로나19 이후 거의 3년 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서방 지도자의 중국 방문이었다. 숄츠 총리의 방중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대중 견제 강화 흐름에 역행한다는 국내외 비판과 논란 속에서 이뤄졌다. 이를 의식한 듯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서로에게 일정 부분 필요한 명분을 제공했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반대한다는 시 주석의 발언으로 방중 명분을 챙겼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현 상황에서 국제사회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며 핵무기 사용이나 사용 위협에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숄츠 총리는 또 리커창 총리와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는 대만과 소수민족 인권 문제 등을 언급하며 그의 방중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려 애썼다.
중국이 숄츠 총리 방문에 맞춰 자국 내 외국인에게 독일 바이오엔테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허용하고 에어버스의 여객기 140대를 구입하기로 한 것은 그에게 실리적 측면에서의 방중 명분을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독일 내에서도 그의 방중 성과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하다. 도이체벨레는 “독일 정부의 전략에 어긋나는 동시에 유럽연합(EU)의 통합을 위태롭게 했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다. 그가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한 것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숄츠 총리가 해야 할 말을 했다고 해서 그의 중국 방문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하기에는 한참 역부족”이라고 했다.
반면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독, 중·유럽 고위층의 상호 방문 재개 버튼을 눌렀다는 의미가 있다”며 “중·독관계가 격동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안정추 역할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큰 의미를 부여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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