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20분 자택서 첫 보고’ 이상민, 이전 행적은 공개 안 해
“집 머물러” 밝혔지만…경찰청장 등 당일 동선 공개와 대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발생을 인지한 시각이 행안부가 서울시·용산구에 상황 관리를 통보한 뒤 27분이나 지난 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장관의 사고 인지 전까지 행보는 여전히 미궁이다. 윤희근 경찰청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오세훈 서울시장 등의 당일 동선이 밝혀진 것과는 대조적이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소방청에서 대응1단계를 통보받고) 10시53분에 서울시와 용산구에 상황관리를 철저히 기하라는 지시를 유선으로 했다”면서 “현장 상황이 위중했기 때문에 11시40분에 (행안부) 현장상황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앞서 이 장관이 오후 11시20분에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행안부가 서울시와 용산구 등 해당 지자체에 관리 지시를 내린 지 27분이 지난 후에야 장관이 참사 발생을 인지한 것이다.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은 참사 발생 당일 오후 10시48분 소방청 119상황실로부터 사고 관련 정보를 전달받았다. 이후 10시57분 내부 직원들에게 1단계 긴급문자를 전송했다. 문자에는 ‘압사 사고로 심폐소생술(CPR) 환자 15명 발생’이라는 내용이 담겼으나 단계별 보고 절차상의 이유로 장관이나 장관 비서실에는 정보가 올라가지 않았다. 사고 당일 경찰 신고가 처음 접수됐던 오후 6시쯤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11시20분까지 이 장관은 집에 머무르고 있었다는 사실 외 행적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 장관의 시간대별 행적을 묻는 질문에 김 본부장은 “확인하고 정리해서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지난 4일 행안부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보고를 받을 당시에는) 자택에 계셨다”고 밝혔다. 이 장관의 집은 강남구 압구정동에 있는 아파트로 알려졌다.
참사 당일 용산구청의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에서 행안부로 전달된 현장 상황 보고는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김 본부장은 “용산구 관제센터에서 저희 쪽 상황실로 보고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 CCTV 관제센터 운영 규정에 따르면 관제 요원은 비상 상황이 생기면 경찰서나 행안부 상황실로 전달해야 한다.
또 소방청이 용산구청 상황실로 신고를 전달한 후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참사 발생을 인지하기까지 20여분이 걸린 사실도 확인됐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브리핑에서 “신고를 받고 오후 10시29분 용산구청 상황실로, 오후 10시28분 서울시 재난통합상황실로 유선 통보했다”고 말했다. 용산구는 박 구청장이 당일 오후 10시51분 참사 발생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참사 희생자 156명 중 내국인 130명은 발인을 모두 마쳤다. 외국인 26명 중 17명은 발인·송환을 완료했다.
강은 기자 e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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