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동행해봤더니…장벽투성이인 문화생활

2022. 11.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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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세종이 훈민정음을 만들어 백성을 위한 것처럼 시각장애인에겐 점자 '훈맹정음'이 있습니다. 6개의 점 글자로 세상과 소통한 지 어언 96년이 됐지만, 우리 사회는 시각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김문영 기자가 시각장애인의 문화생활 길을 동행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시각장애인 홍서준 씨가 숭례문의 설명을 담은 점자안내판을 향해 걸어갑니다.

하지만, 곧장 다가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홍서준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 - "점자안내판이 과연 이곳에 있었는지가 도저히 알 수도 없고…. 선형블록으로 유도해서 안내판의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서울 시내 안내판의 높이와 각도가 다 제각각, 성인에게 안 맞는 60cm 높이도 있습니다.

▶ 인터뷰 : 홍서준 /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연구원 - "밑에까지 내려가서 허리를 숙여야 하잖아요. 높이가 높아질 필요가 있고 차라리 세로줄 수가 많은 게 오히려 (낫다)…. 몸을 돌려서 읽는 자세가 힘들어질 수 있거든요."

음성 안내가 마련된 곳은 극소수인데, 심지어 울타리 안에 들어가있는 안내판들도 보입니다.

▶ 스탠딩 : 김문영 / 기자 - "이곳 보신각 앞에도 안내판에 점자가 없는 것은 물론 팔이 전혀 닿지 않는 곳에 안내판이 위치해 있습니다."

다행히 공연에선 음성 해설 역할 캐릭터를 넣는 방식 등으로 장벽을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현장음) "이제야 노인의 행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흰색 도복과 흰색 고무신, 목과 손에 핏줄이 툭툭 불거져 있고…."

다만, 점자 팸플릿은 받아보기가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이재금 / 국립극장 음악극 '합체' 책임PD - "(저희는 만들어봤더니) 일반 책자에 비해서 (비용이) 5배 정도 차이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북 면수가 늘어나게 되어서…."

영화관에 가도, 일부 상영관에서 화면 해설을 제공받은 영화만을 개봉하고 시간이 지난 뒤에 봐야 하는 실정.

▶ 인터뷰(☎) : 김영구 / 영화진흥위 영화문화저변화지원팀장 - "내년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영화관에서 (최신작을 개봉하면) 같이 볼 수 있도록 작업해야 하는데, 선결조건이 장비가 상영관에 구축돼 있어야 하고, 사전에 (제작사나 배급사가) 화면 해설을 해놓아야 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하게 문화 생활을 향유하는 날까지,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kim.moonyoung@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이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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