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유럽 구애... 24조 규모 에어버스 여객기 140대 구매
“시진핑의 핵무기 반대 입장 확인, 이것만으로도 訪中 의미 충분”
중국이 4일 독일·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 여객기 140대를 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방중 기간 나왔다. 미국과의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중국의 유럽 구애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중국항공기재그룹(CASC)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숄츠 총리 방중 기간 에어버스 측과 베이징에서 구매 계약에 서명했다”며 “A320 여객기 132대, A350 여객기 8대로 전체 금액은 170억달러(약 24조원)”라고 밝혔다.
항공기 및 자재 수입 국유기업인 CASC는 2019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했을 때 에어버스 여객기 300대, 총 350억달러(약 49조원)의 구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은 그간 미국 보잉과 유럽 에어버스의 항공기를 나눠 수입했으나 미국이 보잉사가 만든 하푼 미사일을 대만에 팔자 지난 9월 보잉 최고 경영자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숄츠 총리는 지난 4일 바스프(BASF), 폴크스바겐 등 독일 기업 총수 12명과 함께 베이징을 방문해 시 주석, 리커창 총리와 회담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주요 7국(G7) 국가 정상으로는 첫 중국 방문이다. 중국은 이번 숄츠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독일 바이오엔텍의 코로나 백신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중국은 그간 일부 외교관용을 제외한 외국산 코로나 백신의 중국 본토 수입, 접종을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 방문을 마치고 독일로 돌아간 숄츠 총리는 5일(현지 시각) 자신이 소속된 사회민주당 행사에 참석해 “중국 정부와 시 주석, 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이것만으로도 이번 방문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국의 경제적 이해 때문에 독일이 유럽연합(EU) 차원의 공동 대중 전선에서 이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숄츠 총리와 함께 방중하려 했지만 독일이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매체들은 숄츠 총리 방중에 후한 평가를 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는 “독일이 여전히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가 구축한 전략적 자주성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했다. 중국은 애초 4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국제수입박람회에 숄츠 총리의 참석을 원했지만 독일 내에서 숄츠 총리의 방중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하루 방문으로 축소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제수입박람회는 시 주석 집권 후 만든 국제 박람회로 중국이 수출이 아닌 수입을 통해 세계 경제에 기여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행사다.
중국이 유럽산 항공기의 구매 계약을 체결한 날 미국은 호주에 9조원어치의 군용 수송기를 팔기로 했다. 미국 국방부는 4일 미 록히드마틴의 최신 수송기인 C-130J-30 24대를 판매하기로 잠정 승인했다고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판매 금액은 63억5000만달러(약 9조원)이다. 미국은 앞서 영국과 함께 호주의 원자력 잠수함 건조를 지원하기로 했고 중국은 “핵확산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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