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이주 여성의 롤모델, 호주 차세대 동포 송애나
코로나 팬데믹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긴 봉쇄 기간을 보낸 도시 멜버른.
한인 동포 송애나 씨는 직장과 모임에서 각각 만난 동료 두 명과 매주 전화로 이야기 나누며 답답한 시간을 버텨왔는데요.
그렇게 나눈 이야기 속엔 호주 여성 이민자로서의 고충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죠.
[지온 워커넨다 / 동료 : 전 세계 여성들의 삶과 가족에 대한 이야기, 우리가 사는 호주와 다문화, 이민에 관한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노이 하셀/ 동료 : 혼혈인으로서 자라나면서 소속 방법을 찾지 못해서인지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처럼 사회 밖에 있는 사람들이 인종과 정체성에 대해 확실하게 말해볼 기회를 가졌으면 했어요.]
봉쇄 기간이 끝나자, 이들은 셋이서만 나눠온 호주 생활 이야기를 팟캐스트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기로 했습니다.
이 팟캐스트는 호주 공영방송인 SBS 라디오를 통해서도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주민으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공통으로 경험한 것들을 나누며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끈끈한 연대를 나누기 위한 겁니다.
[송애나/ 前 주 정부 공무원·환경운동가 : 긴 세월 이민자, 소수민족에 여성으로 살다 보면 영어권이나 타국에 산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알겠지만, 차별과 소속감 중간에 여러 가지 미묘하고 상처를 받을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참 많이 겪거든요. 제가 20대 여성으로 겪은 걸 지금 20대인 다문화 여성들이 호주에서 겪을 때 인생 선배들의 이야기를 제공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마음도 있었어요.]
열 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 간 송애나 씨.
이후 멜버른에서 대학 생활을 하게 되면서 호주로 이주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는데요.
대학 시절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연방의원 면담에 참석하는 등 여성 인권 운동에도 함께했습니다.
[김현주/ 멜버른 평화의 소녀상 연대 홍보 담당 : 누구보다 더 할머니들을 위해서 싸워주시고, 활동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저희 멜소연(멜버른 평화의 소녀상 연대)하고 같이 다음 세대가 기억할 수 있고 행동할 수 있도록 많은 활동을 같이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송애나/ 前 주 정부 공무원·환경운동가 : 우리가 과거의 가르침을 잘 배워서 행복하고 건강하고 잘 살 수 있으려면 역사를 기억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후 빅토리아 주 정부에서 다문화정책과 경제정책을 담당하고 주 총독 사무실 보좌관, 경제부 차관 보좌관 등을 역임하며 주류사회에서도 활동을 이어 나갔는데요.
주 정부 공무원으로 일한 시간은 다문화 나라 호주에서 이민자로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됐습니다.
[송애나/ 前 주 정부 공무원·환경운동가 : 다문화 정책 일을 하면서 물론 이민자인 저희도 힘들지만, 난민으로 이 나라에 온 분들의 힘드신 삶에 대해서 조금 더 많이 배우게 된 거 같고 그때 아마 이민자로 온 저희랑 처음부터 이 땅에 있던 호주분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처음 생각해본 거 같아요.]
하지만 이처럼 열심히 달려왔던 애나 씨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는데요.
아시아계 여성으로 경력을 쌓아가면서 인생 조언을 해줄 길잡이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
애나 씨 자신이 차세대 한인 동포를 위한 '롤 모델'이 되고자 하는 이유입니다.
[송애나/ 前 주 정부 공무원·환경운동가 : 지금 10대, 20대 이제 한인 2세 분들을 보면서 너무나 재능이 많은 분이고 진정한 차세대 리더십이 부각될 수 있는 한인사회가 호주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애나 씨는 안정적인 공무원 생활을 접고 시민단체에서 환경운동가로 일하고 있는데요.
몇 해 전 큰 산불을 겪으며 기후변화를 실감한 뒤 바로 행동하고 실천할 방법을 찾아 나선 겁니다.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하고 지역사회를 위한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는 애나 씨.
이를 통해 무엇보다, 아시아계 젊은 여성들, 호주의 수많은 이주민과 끈끈한 연대를 쌓고 든든한 '롤 모델'로 활약하는 꿈을 향해 꿋꿋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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