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연속 우승 … 이소미 '제주 여왕'

KLPGA 에쓰오일 챔피언십
1차 연장서 나희원 꺾고 정상
통산 5승 중 3승 제주도서 차지
"우승 이끈 건 13번홀 샷이글"
박민지 2년 연속 상금왕 확정

이소미가 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 우승 후 동료들에게 축하 꽃잎 세례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긴장감이 감돌던 파5 18번홀 그린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오일 챔피언십 1차 연장전이 진행된 18번홀에서 이소미(23)가 세 번째 샷을 약 50㎝ 거리에 붙인 것이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그는 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 번 제주도에서 정상에 오르며 '제주의 여왕'이 됐다.

이소미는 6일 엘리시안 제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이소미는 동타를 이룬 나희원(28)을 1차 연장에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으로 1억4400만원을 받은 그는 시즌 2승째이자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선두에게 3타 뒤진 공동 4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이소미는 8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경기 중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10번홀에서 또 1타를 줄였지만 9번홀과 12번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대회 전까지 통산 4승 중 2승을 제주도에서 거둔 만큼 이소미는 다시 한번 집중력을 발휘했다. 13번홀 샷이글로 분위기를 바꾼 이소미는 15번홀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차 연장에서 이소미는 환상적인 웨지샷으로 버디를 낚아채며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이소미는 "2주 연속 우승했다는 게 아직 믿기지 않는다. 우승은 할수록 좋은 것 같다"며 "이번 대회 내내 바람이 강했는데 잘 이겨내고 정상에 올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13번홀에서 나온 샷이글이 중요했다. 이소미는 "파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두 번째 샷을 했다"며 "87m 거리에서 52도 웨지로 쳤는데 공이 홀로 빨려들어가서 깜짝 놀랐다"고 웃으며 말했다.

KLPGA 투어 통산 5번의 우승 중 3번을 제주도에서 차지할 정도로 강한 모습을 보인 이소미는 "지난주와 이번주 2개 대회 연속 우승 전까지는 제주도에서 잘 친다는 생각을 못했다"며 "바람에 강한가 보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번에 확실히 제주도 골프장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음 시즌에도 준비를 잘하겠다"고 강조했다.

나희원은 150번째 출전 대회에서 KLPGA 투어 첫 우승에 도전했지만 1차 연장에서 아쉽게 패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상금랭킹 60위에 자리해 다음 시즌 출전권 확보에 비상이 걸렸던 나희원은 준우승을 차지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3오버파 291타로 공동 35위에 자리한 박민지(24)는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시즌 상금 12억7792만원을 만든 박민지는 2위 김수지(26)와의 격차를 2억원 이상으로 벌렸다. 시즌 최종전으로 열리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우승 상금이 2억원밖에 되지 않는 만큼 박민지는 다음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상금왕에 오르게 됐다.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15억2137만원)을 세웠던 박민지는 2017년과 2018년 이정은(26)에 이어 4년 만에 KLPGA 투어 상금왕 2연패를 달성한 선수가 됐다. 올 시즌 5승을 차지한 박민지는 "1년 내내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상금왕을 차지하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제주/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