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돈맥경화` 비상] 해외 한국물 사실상 `거래 절벽`

이윤희 2022. 11. 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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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이후 외화채권 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한국물·Korean Paper)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도 절벽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외화채권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액면가 100달러 신종자본증권 거래 가격은 4일 72.2달러로, 이달 1일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공시 직전인 10월 말(99.7달러)보다 30% 가까이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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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자본증권 가격 30% 급락
신용불안에 해외채권 수요 뚝
보험사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 내역. DB금융투자 제공

흥국생명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미행사 이후 외화채권 시장에서 외화표시채권(한국물·Korean Paper) 가격이 급락하고, 거래도 절벽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선 이같은 분위기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외화채권시장에서 흥국생명의 액면가 100달러 신종자본증권 거래 가격은 4일 72.2달러로, 이달 1일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공시 직전인 10월 말(99.7달러)보다 30% 가까이 급락했다.

이 여파로 다른 금융기관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가격도 하락했다. 2025년 9월 콜옵션 만기인 동양생명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83.4달러에서 이달 4일 52.4달러까지 떨어졌다.내년 8월 만기인 신한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96.6달러에서 이달 3일 88달러로, 2024년 10월 만기인 우리은행 신종자본증권은 10월 말 87.5달러에서 4일 77.8로 떨어졌다. 한화생명 달러화 신종자본증권도 발행 당시 100달러였던 액면가가 사태 직후 70달러 수준의 호가가 형성됐다. 한화생명은 내년 4월에 10억달러의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일이 도래한다.

앞서 흥국생명은 오는 9일로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차환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하고자 했지만 불발됐다. 회사측은 "전 세계와 한국의 금융시장 여건이 극심히 불안해졌으며, 갑작스러운 금리 변화도 있었다"며 "조기상환은 실현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나 유럽에서 신종자본증권 콜 행사를 하지 않는 사례가 종종 있는 편이지만 우리나라 은행과 보험사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첫 콜 일자를 예상만기로 간주하고 투자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며 "그동안 발행사들도 투자자와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자비용을 손해보더라도 조기 행사하는 것이 시장 관행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크레디트(신용)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 이번 콜 미행사의 인한 충격이 다른 시기에 비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내 금융기관이 외화채권 조기상환에 실패한 사례는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해외채권 수요가 줄고 발행 금리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물 전반의 평판 저하가 불가피해졌다는 해석이다. 이윤희기자 st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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