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물갈이 최소화… 삼성·SK·현대차·LG·롯데 `안정 속 혁신`
SK 핵심 경영진 대부분 유임될듯
현대차 3040 중심 신규임원 구축
LG 차세대 리더 새 중책 맡길듯
롯데 건설·케미칼 큰 변화 없어
5대 그룹 정기 임원인사 임박
재계의 연말 인사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그룹이 갖출 인력구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어려운 경영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인사는 안정에 무게를 두면서 신사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통상 12월 초에 계열사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해 왔다. 올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27일 취임한 이후 처음 맞는 정기 인사다.
지난해 3개 사업 부문의 60대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고, 사업 부문을 반도체·세트 두 부문으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통해 50대인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그룹 안팎에서는 투톱 체제가 1년 만에 큰 틀의 변화를 꾀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회장이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한 데다, 올해부터 직급별 체류 연한 폐지를 통한 조기 승진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인사제도를 시행하고 있어 30∼40대 '젊은 리더'와 외부 인재 영입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미래전략실 출신 정현호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비롯한 각 TF 팀장의 향후 역할과 생활가전사업부의 새 수장에도 관심이 쏠린다.
SK그룹 인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12월 초에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지난해부터 각 관계사 이사회가 대표에 대한 평가·보상,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결정하도록 해 관계사별로 순차적으로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대내외 경영환경을 '준전시'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핵심 경영진은 대부분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SKC를 제외한 모든 대표이사를 유임시켰고, 조대식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7개 위원장도 교체하지 않았다.
SK그룹이 집중 육성하는 배터리와 바이오, 반도체 등 이른바 BBC 신사업 부문에서 차세대 젊은 인재를 발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차그룹 임원 인사는 주요 그룹 중 가장 늦은 편이다. 올해는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전동화 등 미래 사업을 주도할 이들을 전진 배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인사에서 신규 임원 3분의 1이 40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도 30~40대 비중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이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응하는 인사가 포함될지도 관심거리다.
LG그룹은 지난달 25일부터 진행 중인 사업보고회를 마치는 이달 말께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다. 사업보고회를 토대로 조직 개편과 인사 규모 등이 정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4번의 임원 인사 중 최대 규모로 이뤄졌다. 일부 최고 경영진의 변화를 꾀하면서도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CEO를 유임시켜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했다. 올해도 기존 경영진에 신뢰를 보내는 한편 차세대 리더에게 새롭게 중책을 맡기는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예년과 비슷한 이달 말께 인사를 할 전망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진행해 올해 인사 폭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실적이 악화한 롯데케미칼과 레고랜드 사태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롯데건설 역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재계는 관측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8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한 데 이어 지난달 삼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 등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모두 끝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화디펜스를 흡수합병하고, ㈜한화가 한화건설을 합병하는 등 그룹 사업 구조 재편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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