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둥 코앞서 탄도미사일 쏜 北… “中과 사전협의 가능성”
조업 중인 中어선 몰려있는 서해
中 접경지 인근서 발사는 이례적
북·중 밀월관계 과시 관측 나와
일각 “中도 제어 못한 것일 수도”
노동신문 “실전 능력 만천하 각인”
동창리 발사장선 추가 도발 징후
6일 군에 따르면 북한은 한·미의 비질런트 스톰 훈련 마지막 날인 5일 오전 11시32분부터 59분까지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SRBM 4발을 발사했다. 동림 지역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고작 20여㎞ 떨어진 장소로, 북한 내부에서 군사적 요충지이거나 산업이 발전한 지역이 아니다. 북한이 이곳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방향도 중국 어선들이 많은 서해 지역으로, 한·미 훈련에 대한 대응이나 한·미·일에 대해 위협을 가하는 전략적 의미가 높지 않다. 북한이 동림에서 탄도미사일을 쏜 의도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북한은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전 중국과 협의를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이 중국과 협의 없이 중국 어선이 많은 지역에, 조업이 활발한 시간대에 탄도미사일을 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최근 북·중 밀착 기조를 봐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중 갈등 강화 분위기를 타고 더욱 공고해진 북·중 관계 속 북한이 중국의 신뢰를 과시하는 측면에서 이 같은 장소와 방향을 선택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 대사가 지난 4일(현지시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규탄을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에서 북한의 최근 무력도발의 원인으로 미국 등 관련국들의 말과 행동을 지적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5년 만의 대규모 한·미 공중 연합훈련이 종료된 5일 이후에도 7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의 향후 예상되는 행동으로는 7차 핵실험,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의 위성(장거리 로켓)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추가 발사,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의 미사일 발사와 포사격 등을 생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 주민들이 주로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공화국 무력의 군사기술적 강세와 실전 능력을 만천하에 각인시켰으며, 우리 국가의 지위가 불가역적인 것으로 되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이은 도발을 통해 군사력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역시 한·미 연합훈련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통일의 메아리’는 이날 “이번 훈련은 명백히 조선반도 유사시 우리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 데 기본 목적을 둔 북침 전쟁 연습”이라며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미국의 핵전쟁 각본이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가 도발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제임스마틴 비확산센터’가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 랩스’의 최근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북 철산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 내 이동식 건물의 지붕과 외벽 상당 부분이 해체된 정황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동창리 위성발사장은 지난 3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대적 개건·확장’을 지시한 이후 계속해 공사 동향이 포착돼 왔던 곳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동창리 발사장은 최근 발사했으나 실패로 판명난 화성-17형의 완성도를 위해 추가 발사할 수 있는 시설로 평가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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