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B-1B 전개로 끝난 한미공중훈련…북, 숨고르기? 끝장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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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 내내 날카로운 말과 군사행동을 주고받은 남북은 이 훈련 마지막날인 지난 5일까지 '강 대 강'으로 맞섰다.
북한은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고, 5년만에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다시 왔다.
한국의 F-35A, 미국의 F-35B 등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한 비질런트 스톰 기간 내내 북한이 "명백히 조선반도 유사시 우리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 데 기본 목적을 둔 북침전쟁 연습"이라고 거칠게 반발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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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기간 내내 날카로운 말과 군사행동을 주고받은 남북은 이 훈련 마지막날인 지난 5일까지 ‘강 대 강’으로 맞섰다. 북한은 서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고, 5년만에 미국 전략폭격기 B-1B가 한반도에 다시 왔다.
지난 5일 한반도 상공에서 미 공군 B-1B 전략폭격기 2대와 한국 F-35A 4대, 미국 F-16 4대가 연합훈련을 했다. B-1B가 한반도에 전개된 것은 군사적 긴장이 높았던 2017년 12월 한·미 군용기 260여대가 연합공중훈련을 벌인 이후 처음이다.
창처럼 날카롭게 생긴 B-1B 폭격기의 별칭은 ‘랜서’(창기병)다. B-52, B-2와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꼽히는 B-1B는 전략폭격기들 중 가장 빠르고(최대 속도 음속 2배) 가장 많은 폭탄(약 56t)을 탑재할 수 있다. 저공으로 빠르게 침투한 뒤 정밀타격무기로 폭격하는 것이 주 임무다.
북한 처지에서 보면, B-1B는 유사시 최단 시간 내 평양으로 침투해 지휘부, 주요 시설을 공격하는 무기다. 북한은 한국전쟁 때 미 공군의 초토화 작전으로 평양 등이 잿더미가 된 트라우마가 있다. 한국의 F-35A, 미국의 F-35B 등 군용기 240여대가 참가한 비질런트 스톰 기간 내내 북한이 “명백히 조선반도 유사시 우리의 전략적 대상들을 타격하는 데 기본 목적을 둔 북침전쟁 연습”이라고 거칠게 반발한 배경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해 5일 끝난 훈련 기간에 북한은 모두 미사일 35발을 동·서해로 쏘았다. 마지막날인 5일 오전 11시32분께부터 11시59분께까지 평안북도 동림 일대에서 북한 서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포함한 숫자다.
앞서 북한은 지난 2일 10시간 동안 4차례에 걸쳐 미사일 25발 가량을 쏘았다. 이 중 1발은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울릉도에 한때 공습경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발, 단거리 미사일 5발을 발사했다.
한·미는 이에 맞서 지난 3일 오후 비질런트 스톰 훈련 일정(10월31일~11월4일)을 5일까지로 하루 연장했다. 이에 북한은 3일 저녁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실수”(박정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라고 반발한 뒤 4일 오전 11시께부터 약 4시간에 걸쳐 군용기 비행 항적 180여개를 띄우면서 폭격기 등이 공대지 사격을 했다.
공군력이 열세인 북한이 군용기를 대거 동원한 맞대응은 드문 경우다. 그만큼 이번 한·미 훈련을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북한 전투기의 절반 가량은 1950년대 개발된 낡은 미그-19, 21이고, 북한 공군 항공기 대부분이 야간 작전능력과 정밀공격 능력이 떨어진다. 한편, 북한은 맞대응 군사행동, 북한 당국자 담화나 성명을 북한 주민들이 보는 내부용 매체인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다.
합참은 7~10일 북한의 핵·미사일 등 위협에 대비한 ‘태극연습’을 실시한다.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지휘소 연습훈련으로, 병력·장비를 실기동하지는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 등으로 진행한다. 이에 북한이 거세게 반발하진 않고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예상과, 호국훈련-비질런트 스톰-태극연습이 이어지고 있어 북한이 “끝까지 초강력 대응”(4일 북한 외무성)할 것이란 예상이 엇갈린다.
전직 외교안보 당국자는 “북한의 위협이 한·미 연합훈련 확대와 미 전략자산 전개 등을 부르고, 다시 북한의 군사행동을 초래하는 대결의 악순환이 우려된다”며 “한·미가 군사 대비태세뿐만 아니라 위협을 관리·감소하는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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