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ESG는 지속가능한가?
“ESG는 지속가능한가?” 지난 2년간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광풍이 지나자마자 이런 질문들이 많이 제기된다.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을 계기로 일부 언론들이 ESG에 대한 회의적 시각을 던지고 있다. 과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하는 ESG는 지속가능할까?
이 질문에 대답을 찾기 위해 우선 '기업이란 무엇을 하는 존재인가?'라는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다양한 답들이 가능하겠지만 기업은 기본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조직이다. '가치'는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해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다. 우리(사회·소비자)는 일상생활 속에서 느껴지는 많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를 해결해 주는 과정에서 가치가 발생한다. 그 결과물인 '문제해결' 대가로 소비자는 기업에 금전적 가치 즉 '가격'을 지불하고 이는 기업 입장에서 수익이 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소비자가 안고 있는 문제, 즉 기업이 풀어나가야 할 '사업 기회' 라는 것들이 시대 변화에 따라 조금씩 바뀌어 나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오랫동안 가장 큰 사회적 문제가 경제적 빈곤이었다. 준비 없이 맞이한 식민지 시대 종결과 새로운 정부 건립은 국내 내재된 자원과 역량 부족이라는 치명적인 문제와 이념적·정치적 혼돈이라는 상황에 빠져 있었기에, 경제적 부흥이라는 당면하고도 필요한 목표를 설정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그래서 만연하고 만성적인 빈곤 탈피가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였고 이를 해결해 나가면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 기업에 맡겨진 가장 큰 사명이며 기업이 추구해야 할 유일한 성과 목표였다. 이 시기 1세대 창업가들의 기업가 정신 발현과 헌신은 지금 우리가 누리는 대한민국 경제적 번영 토대가 됐다.
그러나 그런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파생된 다양한 이슈들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켰다. 즉 경제적 가치만을 위해 모든 역량이 집중되는 과정에서 노동환경, 근로 여건 및 노동시간, 사회적 불평등 문제가 만연하게 됐고 이러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함의적 성격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명이 기업에 부과됐다. 그 결과 기업은 경제적 가치에 더해 사회적 가치까지 신경 써야 하는 '더블보텀라인(DBL)'을 추구해야 하는 존재가 된 것이다.
또 전 사회적·인류적으로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이 환경 관련 이슈다. 과연 이러한 DBL에 대한 노력만으로 기업이, 나아가 인류가 지속가능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하게 됐다. 환경에 대한 보존과 고려 없이는 인류도, 어떠한 기업도 그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지 못하게 된 현실에 직면하면서 사회에 부과된 가장 큰 문제가 환경 관련 이슈로 집결되기 시작했다. 문제 해결 주체로써 기업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어떻게 환경적 가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기업에 부과되게 된다. 이제 기업은 DBL의 추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환경적 가치까지 고려하는 '트리플보텀라인(TBL)' 주체가 된 것이다.
이렇듯 기업이라는 주체의 본질적 사명인 '가치창출'이라는 과정의 결과물이 경제적 (Economic)·사회적(Social)·환경적(Environmental) 가치로 확대·통합되며 지금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ESG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즉 ESG가 어느 날 갑자기 생긴, 또 투자사나 선진국들의 '의도' 하에 갑자기 떠오른 산물이 아니라 기업이라는 주체의 본질적인 역할을 해 내가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ESG 대두는 단순한 경영 기법으로서의 유행이 아니라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기업 본질에 대한 논의다. 가치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써 기업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사업기회 탐색, 즉 가치 창출 근원은 변화하는 사회의 요구에 대응하며 변화되고 확대돼 간 것이다. 이 때문에 기업이라는 주체에게 부여된 책무(가치창출)가 변화하지 않는 한 ESG는 지속가능하며 기업 경영의 핵심이슈가 될 것이다.
ESG가 지속가능한가? 기업이라는 주체가 존재하는 한 영원할 것이다.
이상명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sanglee@hanyang.ac.kr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무원用 카톡' 퇴장…협업툴 수주 '3파전'
- [망 이용대가 해법 찾자]〈1〉시장 지배력이 문제 본질
- '98인치' 삼성TV 1만대 팔렸다…전년 대비 7배
- 서정연 디지털인재 얼라이언스 위원장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으로 융합인재 길러야"
- 삼성 '스마트홈', 태국 276가구에 깔린다
- 원익QnC, 설비 이어 인력까지 확대 "투자 적기"
- 네덜란드 '지속가능성 실사법' 발의…EU 법안보다 강화
-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 아시아로 도약 준비
- 웹케시, 통합연구비관리시스템 rERP에 횡령막는 FDS 기능 탑재
- 오세훈, 7일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 출석… '이태원 참사' 질의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