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탄생의 숨은 주역” 손복남 고문 별세...범삼성家 조문 행렬

배동주 기자 2022. 11. 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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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부터 시작된 故 손복남 빈소 조문
이재용 삼성 회장 9시 방문…30분간 머물러
중앙홀딩스 회장, 한솔그룹 회장 빈소 찾아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은 내일 조문 예정
현대차·SK그룹 등 대기업 총수 조문도 계속

고(故)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장례 첫날인 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등 범삼성가(家)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손 고문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모친으로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현 CJ제일제당)을 분리, CJ그룹의 초석을 다진 주역으로 꼽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6일 중구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된 손복남 CJ그룹 고문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연합뉴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전 9시쯤 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된 손 고문의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어머니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동행했다. 비공개 가족장으로 이날 조문은 오전 10시부터 예정됐지만, 이 회장은 1시간가량 앞섰다.

전날 숙환으로 별세한 손 고문은 이재용 회장에게 큰어머니였다. 손 고문은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장남인 고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의 아내로 삼성가 맏며느리로 불렸다. 이재용 회장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삼남인 이건희 회장의 아들이다.

이재용 회장은 홍 전 관장과 빈소에 약 30분가량 머물며 이재현 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 손 고문의 장남인 이재현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사촌이다. 2020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당시에는 이재현 회장이 친인척 가운데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이재용 회장을 위로한 바 있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 마련된 CJ그룹 이재현 회장 모친 손복남 그룹 고문의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은 오전 10시쯤 빈소를 찾았다. 홍라희 전 관장의 동생인 홍석현 회장은 중앙일보를 이끄는 사주로 통한다. 중앙일보는 1999년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했다. 홍 회장은 약 20분가량 빈소에 머물며 이재현 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삼성가인 한솔그룹의 조동길 회장도 이날 오후 6시쯤 CJ인재원을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한솔그룹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맏딸인 고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1983년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삼성그룹에서 분리해 출발한 곳으로, 조동길 회장은 이 고문의 아들이다.

삼성가는 현대와 LG 일가와는 달리 아래에 많은 기업을 거느리지 않은 곳으로 꼽힌다. CJ그룹과 한솔그룹 외 이병철 선대회장의 막내딸인 이명희 회장이 이끄는 신세계그룹 정도가 있다. 손복남 고문과 시누이 사이인 이 회장은 장례 2일차인 7일 조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故) 손복남 CJ 고문. /CJ그룹 제공

손 고문은 CJ그룹의 현 경영 체제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병철 창업주는 손 고문을 아껴 안국화재(현재 삼성화재)의 지분을 상속해 줬고, 1993년 제일제당이 삼성그룹에서 계열분리해 나올 때 안국화재 지분과 제일제당 지분을 맞바꿨다.

손 고문은 이후 장남인 이재현 회장에게 제일제당 주식 전부를 증여해 CJ그룹 지분 구조의 토대를 닦았다. 형제간 분쟁 없이 장녀 이미경 부회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고 차남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이 광고 사업을 맡은 것도 손 고문의 교통정리 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 고문은 여든이 넘도록 본사에 출근, 정기적으로 업무를 보며 CJ그룹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최근 건강 상태가 악화했다.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는 고인의 손자·손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6일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 마련된 고(故) 손복남 CJ그룹 고문 빈소를 찾았다. /배동주 기자

이날 빈소에는 범삼성가 외에도 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오전 10시 8분께 빈소를 찾았고,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 오후 2시쯤 고인의 빈소를 찾아 약 5분가량 머물며 이재현 부회장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등 유가족을 위로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이재현 회장의 대학 동문이자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최 회장은 오후 4시 30분쯤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에 앞서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등도 빈소인 CJ인재원을 찾았다.

연예계 인사들도 대거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정지훈(비)씨, 송승헌씨 등이 오후 빈소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조문은 이미경 부회장과의 연으로 전해졌다. CJ그룹 엔터테인먼트 부문을 이끄는 이 부회장은 CJ그룹 계열사인 CJ ENM의 실질적 설계자로 유명하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CJ인재원에 마련된 CJ그룹 이재현 회장 모친 손복남 그룹 고문의 빈소를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손 고문은 전날 오전 향년 89세 나이로 별세했다. 전날은 CJ그룹의 69주년 창립기념이었다.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빈소인 CJ인재원은 고인이 이재현 회장과 함께 살던 집터다. 발인은 8일 오전 8시 30분으로 예정됐다. 장지는 경기 여주시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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