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2주 연속 우승한 이소미 “아직 시즌 끝나지 않았다”
지난주 고대하던 시즌 첫승을 올린 이소미(23)가 2주 연속 우승 늦바람을 냈다. 2019년 데뷔후 거둔 첫 연장 승리이자, 지난해 쓰디쓴 역전패를 당한 대회에서 올린 역전 우승이기에 더욱 뜻깊었다.
이소미는 6일 제주도 엘리시안 제주CC(파72·6711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쓰 오일 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8타로 나희원(28)과 공동선두를 이룬 뒤 연장에서 이겨 우승상금 1억 4400만원을 챙겼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첫 연장에서 이소미는 세번째샷을 홀 20㎝ 옆에 붙여 승부를 갈랐다.
지난주 서귀포 핀크스 골프장에서 열린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1년 2개월 만에 우승 갈증을 푼 이소미는 내친 김에 제주에서 2연승 신바람을 올렸다. 낮은 탄도의 샷을 구사하는 이소미는 통산 5승중 3승을 제주에서 올렸다. 2주 연속 우승은 김수지(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2번째이며 제주 2연승은 2008년 서희경(세인트 포 레이디스 마스터즈, ADT캡스 챔피언십) 이후 14년 만이다.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 나희원, 오지현(이상 8언더파)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이소미는 선두와 3타차로 멀어진 13번홀(파4)에서 짜릿한 샷이글을 기록하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15번홀(파4) 버디로 공동선두가 된 이소미는 이후 1타차로 다시 앞서 나간 나희원이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한 덕에 연장전을 맞았다.
작년과는 정반대였다. 지난해 이소미는 이 대회 마지막날 3타차 선두로 출발해 막판까지 2타차 리드를 지키다 마지막 4개홀에서 보기 3개를 범하고 박지영에게 역전 우승을 내줬다. 이소미는 “연장에서 승리한게 처음이라 더 기분좋고, 2주 연속 우승은 너무너무 기쁘다”며 “지난해 생각은 최대한 안 하려고 했고, 올해의 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2승을 거뒀지만 내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마지막 1개 대회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3주 연속 우승을 겨냥했다.
나희원은 비록 생애 첫 우승 기회에서 물러나고 아쉬움의 눈물을 쏟았지만 상금 8800만원을 챙겨 상금랭킹 36위(2억 2282만원)로 올라서 시드를 잃을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나희원은 이 대회 전까지 시드 유지 커트라인인 상금 60위에 걸려 있었다.
한편 박민지는 2시즌 연속 상금왕을 확정지었다. 올시즌 4승(메이저 2승)으로 12억 7792만원을 번 박민지는 상금 2위 김수지(10억 6430만원)와 상금차를 다음 대회 우승상금(2억원) 보다 많은 2억 1362만원으로 유지해 타이틀을 지켰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 순위가 35위라 우울했는데, 상금왕이 확정됐다니 기쁘기도 하고 기분이 오묘하다”고 말했다.
김수지와 유해란의 대상 경쟁은 다음주 SK쉴더스 SK텔레콤 챔피언십까지 이어지게 됐다. 유해란이 2연패를 달성하고 김수지가 10위 밖으로 나가면 역전할 수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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