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런' 외국인, 韓 배터리·반도체 4.5조 사들여
미국 IRA 수혜 기대 예상
LG엔솔·삼성SDI 쇼핑나서
커지는 中·대만 갈등 우려에
TSMC 팔고 삼전·하이닉스 사
미국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주식을 대거 매수하고 있다. 금리 차가 커질 때면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가던 것과는 달라진 양상이다. 최근 외국인 매수 종목은 미·중 갈등 격화 시 수혜가 기대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10월 4일~11월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542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 기간 중 외국인이 순매도를 보인 날은 단 이틀에 불과했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서만 21% 하락했다. 하지만 10월부터는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한 달간 코스피가 9%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6조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하반기 들어 9월(2조1242억원)을 제외하고는 월간 기준으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미 금리 차가 존재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던 때엔 어김없이 한국에서 발을 빼던 패턴과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한 달간을 놓고 보면 외국인들은 반도체와 배터리 관련주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는 시가총액 상위주라는 특성과 함께 미·중 갈등, 중국·대만 긴장 격화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만 TSMC를 비롯해 중국 반도체 관련주 등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한국 반도체 기업들로 유입됐다는 평가다.
반도체 외에 눈길을 끄는 종목은 배터리 관련주다. 미국 중간선거(현지시간 8일) 결과에 상관없이 내년에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큰 변경 없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지난 한 달간 전기차 배터리주로 삼성SDI(9327억원), LG에너지솔루션(6861억원), 포스코케미칼(1522억원)을 사들였다. 이에 삼성SDI(32%), LG에너지솔루션(33%), 포스코케미칼(36%)은 이 기간 주가가 크게 올랐다. KT&G에 대한 순매수는 최근 해외 펀드의 주주제안 등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제조사들도 미국 시장에 진출할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국내 배터리 기업 3개(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유일하다는 것"이라며 "3개사 외에도 이들에 소재를 납품하는 기업들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IRA는 배터리 셀뿐 아니라 원자재에 대해서도 중국 외에서 생산한 것만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삼는다.
포스코케미칼은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함께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이다. 포스코그룹은 남미에 배터리 원자재 관련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GM의 얼티엄셀즈 양극재의 메인 벤더로 내년부터 본격적인 공급 물량 증가가 나타날 전망이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들은 포스코케미칼을 1522억원어치 사들였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케미칼에 대해 "GM과의 양극재 합작법인인 얼티엄캠이 2024년 하반기에 완공되기 때문에 연간 3만t의 양극재 공급은 이미 확정된 상황이고, 2단계도 논의되고 있어 추가 공급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들에도 생산량에 비례해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전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글로벌전략 책임연구원은 "중국과 얽혀 있는 글로벌 공급 가치사슬의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반도체·전기차·방산·바이오 관련 기업에 대한 리쇼어링(본국 회귀)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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