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 일본 관함식서 ‘욱일기’ 경례 논란···민주당 “어느 나라 정부냐”
한국 해군이 6일 일본 해상 자위대가 주관한 국제관함식에 참석해 욱일기를 본따 만든 자위함기가 꽂힌 일본 함정에 거수경례했다. 한국 해군이 일본 관함식에 참석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한국군이 일본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에 경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본 해상 자위대는 이날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역대 두 번째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대형 호위함인 이즈모에 올라 의장대를 사열했다.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행사다.
관함식에는 한국, 미국, 호주, 캐나다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12개국 소속 18척의 함정이 참가했다. 한국군은 이날 최신예 군수지원함인 소양함을 파견했고, 다른 나라 해군들과 마찬가지로 자위함기가 꽂힌 이즈모함에 거수경례를 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초청받지 못했고, 중국은 일본 정부로부터 초청받고도 불참했다.
앞서 한국 해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이번 관함식에 참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함정도 이번에 참가하면서 한·일 국방 당국 간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군이 일본 관함식에 참석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에도 한국군은 자위함기가 걸린 일본 함정에 탑승한 아베 신조 총리에게 거수경례해서 논란이 됐다.
국방부는 7년 만의 참석을 결정하면서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양은 비슷하지만 가운데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고 밝혔다.
야당은 국방부의 설명은 자위함기의 모태가 욱일기라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은 자위함에 게양된 깃발 사진과 함께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연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한다는 것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 외무성도 자위함기를 범욱일기로 인정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만 욱일기를 욱일기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욱일기를 욱일기라 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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