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발 긴축한파 더 길게 간다…은행권 대출금리 8% 넘을까

박채영 기자 2022. 11. 6.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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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내걸린 금리 현수막.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최종 금리가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금리 시대가 당초 예상보다 더 길고 강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연준의 긴축 기조에 발맞추기 위해 한국은행의 최종 기준금리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은행 대출금리 상단도 곧 8%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관련해서 여전히 갈 길이 남아 있으며 최종금리 수준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최종 기준 금리가 지난 9월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낸 도표)에서 제시된 4.6%를 넘어 5%대에 다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연준은 이번 11월 FOMC에서는 기준금리를 3.75~4.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매우 시기상조다”, “기준금리가 제약적인 수준에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상 속도에 대한 부분은 덜 중요해지고, 최종적인 금리 수준과 유지 기간이 얼마나 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며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갔다. 시장은 이를 연준이 최종 기준 금리에 다다른 후에도 금리 인하 없이 고금리 상태를 당분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국내 금융권에서는 연준의 기준금리의 목표치가 상향됨에 따라 한국의 긴축 기조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지고, 최종 기준금리도 3.75%~4.0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이어 11월에도 2회 연속 빅스텝(0.5%포인트 기준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연말 3.50%, 내년 1분기 말 4.00%가 최종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연준은 내년 초 기준금리를 5%대까지 인상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한국은행도 3.50%~3.7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3.00%다.

은행권은 현재 3.00%인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포인트 이상 더 올라 내년 상반기에 4.00%를 넘어서면 대출금리 상단도 8%를 넘어 9%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각 은행의 대출 금리도 인상되기 때문이다.

현재도 주택담보·전세·신용대출 등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13년 만에 상단이 모두 7%를 넘어선 상태다. 금융권에 따르면 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는 연 5.160∼7.646%, 5.350∼7.374% 수준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는 연 6.100∼7.550%, 전세자금대출(주택금융공사보증·2년 만기)는 5.180∼7.395%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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