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이태원 참사 38분 뒤에 서울시·용산구에 상황관리 지시

현장상황관 파견은 1시간 25분 뒤에
사고 당일 소방·구청 관제센터 행안부에 보고 없어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행정안전부가사고가 발생한 지 38분이 지나서야 서울시와 용산구에 “상황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6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이태원 사고 중대본 회의 내용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차관)은 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소방의 1단계 긴급문자를 받고 서울시와 용산구에 ‘상황관리에 철저를 기하라’는 지시를 했다”며 “현장 상황이 위중하기 때문에 행안부 과장급을 현장 상황관으로 파견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을 지원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중대본에 따르면 소방청은 참사 당일 오후 10시 15분 119 신고를 접수한 뒤 10시 48분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로 이를 보고했다. 이후 서울시와 용산구에 지시한 것은 오후 10시 53분, 현장상황관 파견은 오후 11시 40분이다.

이에 따르면 행안부가 관할 지자체에 지시를 한 것은 참사가 발생한 지 38분 뒤인 것이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또 ‘신고가 접수된 후 소방은 언제 누구에게 연락을 취했는지’ 묻는 질문에 “서울시에는 오후 10시 28분 시 재난통합상황실에 유선으로 통보했고, 용산구에는 오후 10시 29분 용산구청 상황실로 유선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참사 당일 용산구 CCTV 관제센터에서 행안부 상황실로 참사 관련 보고가 들어왔는지 묻는 질문에 “상황실로 용산구에서 보고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 참사 발생 직전 이태원 인근에서 접수된 119 신고 17건 중 행안부 상황실에 전달된 것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일 소방청 119대응국장은 “119에 들어오는 모든 신고가 행안부에 통보되지는 않는다”며 “사고가 발생됐다고 인지한 신고도 모두 행안부에 통보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 경중도를 가려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비 (demeter@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