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군, 일본 관함식에서 기시다 총리 탄 함정 해상자위대기에 경례

박은하·김윤나영 기자 2022. 11. 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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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욱일기’에 거수경례 논란 불가피
일본이 해상자위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6일 개최한 국제관함식에 한국 해군 소양함에 탑승한 군인들이 경례를 하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일본 해상자위대가 6일 가나가와현 사가미만에서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한국 해군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탑승한 호위함의 해상자위대기(자위함기)를 향해 거수경례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자위함기는 일제의 태평양전쟁 당시 군기이자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를 계승한 것으로 모양도 거의 같다.

관함식은 군 통수권자가 함대와 장병을 사열하는 의식이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해상자위대 헬리콥터 MCH-101로 이동해 오전 10시30분쯤 항공모함급으로 평가받는 대형 호위함 ‘이즈모’에 올랐다. 그는 선내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뒤 오전 11시5분쯤 갑판 사열대에 모습을 드러내자 관함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호위함 ‘시라누이’를 필두로 기시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 등 함정 4척이 사가미만 동쪽에서 서쪽으로 항해했고, 나머지 함정 30여 척이 호위함 ‘아사히’를 따라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이즈모를 스쳐 지나갔다. 일본 호위함 ‘아시가라’를 따라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등 외국 해군 함정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 해군이 파견한 최신예 군수지원함 ‘소양함’은 12개국 중 9번째 순서로 항해했다. 유튜브로 중계된 영상에서 한국 해군은 다른 나라 해군들과 마찬가지로 기시다 총리가 탑승한 이즈모를 향해 거수경례했다. 미국 해군에 이어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을 끝으로 함정 사열은 마무리됐다.

일본 정부는 이번 관함식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초청하지 않았으며 중국은 초청했으나 불참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즈모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해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군비 확장을 진행하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타국의 평화와 안전을 무력 행사나 위협으로 짓밟는 자가 나타나는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며 일본은 방위력을 5년 이내에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해상자위대는 창설 50주년이었던 2002년에 첫 번째 국제관함식을 개최했고, 2019년에는 태풍 영향으로 관함식을 열지 못했다. 한국 해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엄중한 안보 상황 등을 고려해 2015년 이후 7년 만에 일본이 주최하는 관함식에 참가했다. 2015년에도 한국군은 자위함기가 걸린 일본 함정에 탑승한 아베 신조 총리에게 거수경례해서 논란이 됐다.

국방부는 7년 만의 참석을 결정하면서 자위함기와 욱일기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모양은 비슷하지만 가운데 빨간색 원의 위치가 다르다”고 밝혔다.

야당은 국방부의 설명은 자위함기의 모태가 욱일기라는 일본 정부의 공식 입장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외무성은 자위함에 게양된 깃발 사진과 함께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연대기)는 1954년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욱일 모양을 사용하고 있다”고 소개한다는 것이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본 외무성도 자위함기를 범욱일기로 인정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만 욱일기를 욱일기라고 하지 못하고 있다”며 “욱일기를 욱일기라 하지 못하는 윤석열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인가”라고 비판했다.

욱일기(왼쪽)와 자위함기(오른쪽) /JTBC 화면 갈무리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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