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집권 3기에도 ‘호랑이 사냥’ 계속된다…인민은행 부행장 첫 낙마

이종섭 기자 2022. 11. 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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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이페이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 바이두 캡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3기 중국의 ‘호랑이 사냥’이 다시 시작됐다. 중국에서 호랑이 사냥은 부패한 고위 관료들에 대한 사정 작업을 의미한다. 첫 번째 타깃은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민은행 부행장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기율·감찰위)는 지난 5일 인민은행 당 위원회 위원인 판이페이(范一飛) 부행장이 심각한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기율 심사와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기율·감찰위의 조사 사실 공개는 곧 공직 낙마를 뜻하는 것이다. 판 부행장은 시 주석 집권 3기 들어 처음으로 낙마한 고위급(차관급) 인사다.

판 부행장은 기율·감찰위 조사 사실이 공개되기 전날 오전까지도 회의에 참석하며 정상적으로 근무했지만 당일 오후 은행에서 비서와 함께 당국에 연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그의 혐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차이신(財新) 등 중국 매체는 그가 인민은행에서 핀테크와 전자결제 관련 업무를 주로 담당하면서 디지털 위안화 사업에 관여해왔고 업무 관련 비위로 당국의 조사를 받게 된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연행되기 이전에 이미 여러 차례 당국에 불려가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판 부행장은 중국건설은행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며 부행장까지 지냈고, 2015년에 인민은행 부행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1994∼1997년 건설은행 부행장과 행장을 지낸 왕 부주석의 측근 가운데 한 명으로 알려져 있다. 중화권 매체들은 그가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시 주석의 당 총서기직 3연임 결정된 이후 처음으로 낙마한 고위급 인사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홍콩 명보는 6일 “당 대회 이후 첫 부패 호랑이는 줄곧 어떤 풍향계로 여겨져 왔다”며 “20차 당 대회 이후 첫 부패 호랑이가 나타나면서 관련 동향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판 부행장의 낙마는 일단 시 주석 집권 3기에도 강도 높은 반부패 운동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기율·감찰위는 그의 조사 사실을 공개하면서 별도 논평을 내고 “호랑이 사냥과 파리(부패한 하급 관리) 잡기, 여우(해외 도피 사범) 사냥이 힘을 합치는 것은 반부패 투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영원히 돌격 나팔을 불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방출한다”면서 “20차 당 대회의 결정과 배치를 철저히 관철하고 무관용적 태도로 정치문제와 경제문제가 얽힌 부패를 단호히 조사·처리하고 지도 간부가 이익집단의 대변인이 되는 것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18차 당 대회 이후 10년 동안 전국 기율·감찰기관에서 464만8000여건의 사건을 접수해 관리 간부 533명을 포함 모두 20만7000여명의 관리를 처벌했다고 밝혔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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