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 알고 준비하면 두려움이 덜합니다 [생활속 건강 톡 ‘메디神’]

이승희 2022. 11. 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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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연합뉴스]

암은 100세 인생 중 어느 시점을 살아가더라도 받아들이기 무서운 질환이다. 암을 처음 진단받은 대상자를 만날 때마다 무거운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할지 수없이 고민했던 것 같다. 흉부 엑스레이 혹은 CT 상에서 ‘폐암이 의심된다’며 내원한 대상자가 폐암을 진단받고 항암치료를 시작하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 이 글이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폐암 의심 단계에서 폐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폐의 바깥에서 가느다란 조직검사 바늘을 이용해 조직을 채취하는 경피적 폐 생검 혹은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폐암이 진단되면 암의 병기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폐에 있는 암 세포가 머리에 전이됐는지를 확인하는 뇌 MRI, 뼈 전이를 확인하는 뼈 스캔, 전신 중 어딘가에 번지지 않았는지 보는 펫(PET) CT 등이 이뤄진다. 폐 기능 검사, 폐 관류 스캔, 심초음파(TTE) 등까지 필요한 모든 검사가 끝나면 ‘몇 기 폐암’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병기가 확정되면 그에 따른 치료법이 결정된다. 비교적 초기로 다른 장기에 전이가 없다면 암세포의 폐엽을 깔끔하게 도려내는 수술적 치료가, 전이가 있을 경우 그에 맞는 항암치료가 이뤄진다. 방사선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의료진은 병기에 맞는 항암제를 결정한다. 재발 방지와 증상 완화를 위한 항암 치료는 크게 △먹는 항암제와 △주사 항암제로 나뉜다. 주사제 항암제는 종류에 따라 간격과 주기 등 치료 스케줄이 다르다. 항암 치료 장소는 환자의 컨디션에 따라 외래주사실 혹은 입원병실로 결정된다. 먹는 항암제 역시 하루에 한 번, 혹은 이틀에 한 번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복용한다. 항암제의 치료 성공 정도를 보기 위해 중간 중간 CT 촬영과 같은 검사를 진행한다.

병원에서는 항암제를 안전하게 몸 안으로 투여하기 위해 대부분 케모포트 삽입을 권유한다. 케모포트는 쇄골 밑에 삽입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중심정맥관이다. 약 100원 짜리 동전 크기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케모포트에 바늘을 꽂아 필요한 약제를 투여한다. 약제 투여가 종료되면 바늘을 빼 일상생활에 지장과 불편함이 없는 상태로 환자를 퇴원시킨다.

처음 항암치료를 진행한 대상자라면 항암 후 컨디션 관리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한다. 항암제를 맞고 나면 모근세포가 손상돼 머리카락이 빠지는 경우가 종종 생기므로 그 때를 대비해 예쁜 모자 하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빠진 머리는 3~4주의 휴식기가 지나면 다시 나는 경우가 많다.

구역, 구토, 딸꾹질이 있을 수 있으므로 관련 약을 잘 챙겨먹어야 한다.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 암세포뿐만 아니라 백혈구, 적혈구와 같은 정상 세포도 함께 손상될 수 있다. 따라서 쉽게 면역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생수 대신 끓인 물과 익힌 식사, 고단백 식이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열이 나지 않는지 관찰하는 것도 필수다.

암이 의심돼 입원한 환자가 일련의 검사를 거쳐 폐암을 진단받고 첫 항암치료를 거쳐 병원을 퇴원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일주일 남짓. 환자는 이 일주일 동안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치료비도 걱정되기 마련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료비 지원 제도인 ‘중증질환 산정특례’를 신청하면 치료비 걱정을 덜 수 있다.

호흡기내과 간호사인 필자는 폐암을 진단받고 케모포트를 삽입했다가도 완치 판정을 받고 케모포트를 빼는 경우를 봐왔다. 3주에서 6주 간격으로 얼굴을 보는 환자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그들의 치료과정에 함께한다. 씩씩하게 치료를 받는 환자들에게 진심어린 응원을, 속상해하는 환자들에게 진심어린 위로와 사랑을 건넨다. 혹여 폐암을 진단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 글을 접했다면, 우울할지 모르는 하루에 힘 내시라는 격려를 보낸다 . 폐암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연구와 치료법이 나와 있으며 지금 이 순간도 많은 연구진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애쓰고 있다. 늘 곁을 지키는 간호사와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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