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러시아 드론 제공 첫 시인… “지원 규모 숨겨” 비판도
이란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제공한 사실을 시인했다. 하지만 무기 제공 사실을 축소하는 발언도 포함돼 우크라이나와 서방의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 압둘라히안 이란 외교장관은 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된 러시아의 드론과 미사일이 이란이 제공한 것이라는 서방 국가들의 지적에 대해 “미사일 제공은 완전히 거짓이고, 드론의 경우에는 전쟁 발발 몇 달 전 한정된 수량만 제공된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 드론을 제공한 사실을 이란 당국자가 처음으로 시인한 것이다. 앞서 이란 당국은 러시아에 자국산 무기들을 제공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 차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이란 측은 제공된 드론이 실제 전쟁에서 사용됐는지의 여부는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미르 압둘라히안 장관은 “지난주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전화통화에서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을 사용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우리에게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증거가 제시되면 이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최소 400대의 이란제 드론이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데 이용됐고, 러시아는 2000대의 드론을 이란에 주문했다며 한정된 수량만 제공했다는 이란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란이 러시아의 테러 공격용 드론을 제공했음을 시인하면서도 거짓말을 한 것”이라며 “이란이 계속 명백한 사실에 대해 거짓말을 하면 세계는 러시아와 이란의 테러 협력에 대한 추가 조사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버트 말리 미국 이란 특사도 트위터를 통해 한정된 수량의 드론을 제공했다는 이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들(이란)은 올여름에만도 수십 대의 드론을 제공하고, 러시아군의 드론 사용을 돕기 위해 군 관계자들을 파견했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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