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각 총사퇴" "선동 안돼"···애도기간 끝나자 與野 정면충돌
민주 "尹대통령 석고대죄하라"
대국민사과·국정쇄신 등 압박
금주 국정조사 단독강행 의지
국힘 "과도한 정치공세" 일축
진상규명 주체 놓고도 평행선
이태원 압사 참사의 국가 애도 기간이 끝나자마자 여야가 정권 책임론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를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등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요구했다. 국민의힘은 참사를 찬스로 삼으려는 선동 행위를 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여야는 국정조사 등 진상 규명 방식을 놓고도 치열한 수싸움에 돌입한 모습이다.
민주당 ‘용산이태원참사대책본부’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과 중앙정부·지방정부·경찰 등 누구든 참사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참사 대응과 수습 과정은 혼란 그 자체였다. 보고 체계는 뒤죽박죽이었고 컨트롤타워는 부재했다”고 비판했다.
대책본부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전면적인 국정 쇄신 △국무총리 경질과 행정안전부 장관, 경찰청장, 서울경찰청장 파면 △서울시장·용산구청장의 책임 인정과 진상 조사 협조 △국민의힘의 국정조사 수용 등을 요구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책임론도 꺼내 들었다. 올해 핼러윈에서 안전 조치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이유와 용산구청·서울시·경찰의 적절한 조치 여부, 지휘부의 장시간 동선 공백 등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 등 야권에서 윤 대통령 책임론도 띄우자 여야는 감정 섞인 대립을 보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에 지금 진짜 절실히 필요한 것은 석고대죄, 무한으로 책임지는 자세”라고 쏘아붙였다.
야권의 이러한 요구에 대해 국민의힘도 물러서지 않았다. 윤상현 의원은 박 전 원장을 향해 “지금은 선동하실 때가 아니라 패륜 정치를 꾸짖으실 때”라며 “참사를 찬스로 삼으려는 민주당 후배들의 선동을 꾸짖어주시라”고 요구했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계획에 대해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해야 할 문제”라면서 “지난 일주일을 반추해보면 그 어느 공직자보다도 윤 대통령은 대통령이라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혼신의 힘을 다해서 하고 있다. 마음이 가는 대로 진정성 다해서 하고 있다고 느껴졌다”고 전했다.
여야는 진상 규명 방식을 두고도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통해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압박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로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의당과 함께 이번 주초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특히 여당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야권 단독으로 강행하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은 “경찰의 셀프 수사로 참사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혀낼 것을 기대할 수 없다. 정부도 수사 대상으로 수사 주체가 될 수 없다”며 “객관적이고 철저한 원인 규명을 위해 국회 국정조사는 필연”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국정조사가 경찰 수사에 혼선만 줄 수 있다며 과도한 정치 공세라고 일축했다. ‘국정조사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 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는 논리다. 국정조사 근거로 내세운 경찰의 셀프 수사도 민주당이 주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때문이라며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을 제안하는 등 역공도 펼쳤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지금은 국정조사나 특검을 논하기보다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신속한 수사가 필요한 시기”라며 “지금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그저 정쟁으로 흐를 뿐이다. 거스를 수 없는 민심은 정쟁이 아니라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라고 강조했다.
장외 설전을 이어온 여야는 이번 주부터는 국회에서 공방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7일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참사 대책을 맡은 부처인 법무부의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질의가 있을 예정이다. 2일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안건으로 올라온 예산안 관련 보고만 받고 현안 질의는 불가한 것에 대해 공식 항의했고 전체회의는 파행했다. 민주당은 8일 예정된 운영위원회 대통령실 국정감사를 통해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정부 공세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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