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회의, 중·러 반대로 이번에도 성과 없이 종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한 다량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논의하기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렸지만, 이번에도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실효적인 대응 조치는 나오지 못했다. 유엔 안보리는 올해만 9번째 북한 관련 회의를 가졌으나 북한에 대한 행동적 조치나 성명 채택을 하지 못하고 있다.
공개회의 형식으로 4일(현지 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미국과 대부분의 안보리 이사국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며 유엔 차원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국과 일본도 이해당사국의 자격으로 참석했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는 “미국은 지난달 27일 이후 북한의 최근 13차례 탄도미사일 발사를 가능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른 서방국들도 북한의 행위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며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한국 영해 근처에 떨어진 일에 대해서도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북한이 올해 들어 7번째 ICBM을 발사한 것을 지적하면서 “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2개 나라가 안보리를 웃음거리로 만들었다”며 북한을 공개적으로 비호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에게도 강한 비판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외교적 해법에 전념하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 행위를 포기하고 외교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도 북한의 거듭된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안보리 상황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중·러를 비판했다. 황 대사는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지역의 안보에 위협이며 국제 비확산체제 자체에도 심각한 도전”이라며 “안보리의 침묵은 북한의 무모한 행동이 심화하는 결과만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북한의 행동이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는 중·러의 주장에 대해 “북한은 군사훈련을 하지 않았던 올해 상반기에도 ICBM을 발사했다”고 반박했다.
장쥔(張軍) 주유엔 중국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한반도 정세의 맥락과 근원은 분명하다”며 미국에게 책임을 돌렸다. 장 대사는 “미국은 긴장과 대항을 과장하는 것을 중지하고 북한의 정당하고 합리적인 우려에 대답해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할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장 대사는 또 “한반도 정세가 오랫동안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서로의 우려를 균형 있게 해결하고 사태가 주고받기식으로 고조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나 에브스티그니바 러시아 차석대사도 “한반도와 주변 지역에 미국의 억지수단을 배치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평양의 미사일 발사는 미국이 북한 주변에서 벌인 근시안적인 대립적 군사 행동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미·일 등 12개국은 안보리 차원의 대응이 무산되자 이날 회의가 끝난 뒤 장외에서 북한을 규탄하고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성명을 별로로 냈다. 또 10개 안보리 비상임이사국도 공동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추가 도발 자제를 요구했다.
유신모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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