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칼바람`에도 개인은 4배 더 샀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춘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최근 채권시장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전체 순매수 규모는 급감했지만 개인 순매수액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채권시장발 자금경색이 금융업계 전반으로 확산된 가운데 개인들도 점차 채권에 대한 신뢰를 거두고 시장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채권 순매수액은 27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1.49% 급감했다. 투자 주체별로는 자산운용사(공모·사모)의 채권 순매수액이 57.26%나 줄어들면서 감소 폭(9조1000억원→3조9000억원)이 가장 컸다. 이어 은행은 40.99% 감소(21조3000억원→12조5000억원)했고, 기타법인과 외국인도 순매수 규모가 각각 31.38%, 19.87%씩 줄었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5조4000억원 순매수에서 2조2000억원 순매도로 반전됐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순매수액은 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불어나 4배 가까운 수준이 됐다. 올해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주식 대신 상대적 안전자산인 채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으면서 개인 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레고랜드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사태로 시장이 대혼란에 빠진 데 이어 최근 흥국생명보험의 콜옵션(조기상환) 미이행까지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약 50조원 이상, 한은도 최대 34조5000억원의 은행권 담보 부담 축소 및 유동성 여력 확대 정책을 발표했다. 한은은 총 6조원 규모의 환매조건부 채권(RP)매입 조치 시행도 추가했다. 정부와 한은의 정책 공조는 단기자금시장과 채권시장 안정에 기여할 전망이지만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크레디트 시장의 유동성 경색은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향후 금리인상이 더 지속될 것이며, 높은 수준의 금리 인상이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중될 금리 인상의 압박으로 2023년에도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역대 최악으로 위축된 기관들의 채권 투자 심리는 내년 1분기 말부터나 회복되기 시작해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