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4 Dusty' 73세 노장은 휴스턴의 원죄까지 씻어냈다[WS 6차전]

문상열 2022. 11. 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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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시리즈(WS) 우승을 하려면 최도 11경기에서 최대 13경기를 이겨야 한다.

2022년 휴스턴 애스트로의 WS 우승의 최고 인물은 단연 더스티 베이커(73) 감독이다.

베이커는 시리즈 전 메이저리그 사상 정규시즌 최다 2093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감독'으로 평가됐다.

6년 연속 ALCS는 MLB 기록이고 2017년을 포함해 4번째 WS 진출과 두 번째 우승으로 최고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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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 에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가 감독으로는 생애 첫 우승을 이끈 뒤 시상대에서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휴스턴|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월드시리즈(WS) 우승을 하려면 최도 11경기에서 최대 13경기를 이겨야 한다. 자연히 우승의 뒷얘기는 다양하고 인물도 많이 등장한다.

2022년 휴스턴 애스트로의 WS 우승의 최고 인물은 단연 더스티 베이커(73) 감독이다. 6차전이 벌어진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 곳곳에는 ‘더스티를 위하여(This 4 Dusty)’라는 손팻말을 들고 환호하는 팬들이 눈에 띄었다.

애스트로스 마무리 라이언 프레슬리가 마지막 타자 닉 카스테야노스를 우익수 파울플라이를 처리하는 순간 폭스-TV 카메라는 더그아웃의 베이커 감독을 조명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들은 마치 홈런을 치고 들어오는 루카 타자를 환영해주듯 머리를 쓰다듬고 격하게 축하해줬다.

폭스-TV와 MLB 네트워크는 선수들에게 우승 멘트를 들으면서 한결같이 우승의 베이커 감독 관련질문을 했다.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은 시리즈가 들어가기 전부터 베이커를 위한 WS라고 밝혔다.

5개팀을 모두 지구 우승으로 이끈 베이커는 지도자뿐 아니라 자연인으로도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다. 선수, 해설자, 방송인, 기자 모두 베이커 평가는 칭찬일색이다. 하드렛일을 하는 구단 직원부터 프런트 고위간부까지 그를 좋아한다. 올해 LA에서 벌어진 올스타게임 참가하면서 그의 코치들에게 맞춤양복을 선사했던 리더다. 심지어 현 KBO 허구연 총재도 MBC 해설위원 시절 스프링트레이닝 때 베이커 감독을 위해 작은 선물까지 마련하며 존경을 표했다.

베이커는 시리즈 전 메이저리그 사상 정규시즌 최다 2093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는 감독’으로 평가됐다. 경기 후 시상대에서 폭스-TV의 케빈 벅하트 포스트게임 쇼 진행자가 “오늘 경기 전에 기사와 방송에서 이렇게들 얘기했는데...”라고 운을 떼자 베이커는 “이제 더 이상 아니야(not anymore!)”라며 응수했다. 베이커 감독은 1981년 LA 다저스에서 선수로는 WS 우승을 맛봤다.
월드시리즈 우승 후 MLB 네크워크와 인터뷰를 하면서 패널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장난을 하는 휴스턴 에스트로스 더스티 베이커 감독. 휴스턴|epa연합뉴스
베이커의 WS 우승은 MLB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된다. 흑인(아프리카-아메리칸) 감독으로는 3번째 WS 우승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시토 개스턴(1992, 1993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2020년) 등이다. NBA는 흑인의 비중이 커 흑인 감독의 우승이 많은 편이다. 보스턴 셀틱스 빌 러셀(사망)을 비롯해 6명의 흑인 지도자가 우승에 성공했다. 미식축구 NFL은 한 명에 불과하다. 2007년 인디애나폴리스 콜츠를 슈퍼볼 정상으로 이끈 토니 던지가 유일하다.

이제 베이커 감독은 모든 것을 이뤘다. 흑인 최다승 감독, 플로리다 말린스 잭 맥키언 감독을 제치고 최고령 감독으로도 우뚝 섰다. 맥키언은 2003년 72세 때 우승했다. WS 우승으로 명예의 전당행도 굳혔다. 내년 시즌 백악관에서 80세가 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만나게 된다.

2017년 구단 창단이래 최초의 우승에도 사인 훔치기 원죄 때문에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에스트로스는 명감독 베이커의 통산 두 번째 우승으로 왕조의 디딤돌을 놓았다. 6년 연속 ALCS는 MLB 기록이고 2017년을 포함해 4번째 WS 진출과 두 번째 우승으로 최고의 팀으로 자리매김했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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